북한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 2호의 엔진 시험을 지난 주 실시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미국 정보 당국 관리들의말을 인용, “북한이 함경북도 대포동 인근의 미사일 시험기지에서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엔진 시험을 실시한 흔적이 미군 정찰기에 의해 포착됐다”며“이는 1998년 8월 실시한 대포동 1호 발사 시험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진 주요한 진전”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미사일 측면에 대형 로켓추진장치를 장착한 채 이루어진 이번 엔진 시험은 대포동 1 호의 발사 시험이 실시됐던 동일한 지역에서 이루어졌다”며 “시험이 실시됐던 지역을 촬영한 항공사진 을 판독한 결과 대규모 연소 흔적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이번 시험은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관리는 “이번 시험은 지상 시험인만큼 북한이 미국과 약속했던 미사일 발사시험 유예방침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며 “북한이 왜 미사일 엔진 시험을 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기존 엔진의 능력을 점검하려 했거나, 반미 시위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북한 중앙통신은 2일최근 북한 지역에서 미국의 U-2 정찰기와 RC-135 정찰기가 전략적 첩보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 이번 미사일 시험이 탐지됐음을 시사했다.
이 신문은 특히 부시 대통령이 북미대화 재개를 선언한 이후 양측이 실무 접촉에서 서로 우세한 입장에서 협상을 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 개발 능력을 과시하면서 협상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5월 초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를 대표로 한 유럽연합(EU)대표단이 방북한 자리에서 2003년까지 미사일 개발을 유예하기로 밝힌 바 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대포동 2호 미사일이란
대포동 2호(TD-2)는 북한이 2004년을 목표로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진 2단계 장거리 탄도미사일. 1998년 8월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며 시험 발사한 대포동 1호의 사정거리가 2,000~2,500km인데 비해, 2호는 4,000~6,700km를 목표로 하고 있어 본격적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조지 W 부시 미국 정부가 ‘깡패국가의 위협’이라고 부르는 미사일은 바로 대포동 2호를 지칭한다.
1998년 럼스펠드 보고서는 이 미사일의 시험발사는 실시된 적이 없으나 90년대 후반부터 발사기지가 건설되고 액체 연료엔진을 시험한 사실이 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 당국도 대포동1호가 98년 시험발사에서 1단계 및 2단계 운반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하고, 엔진연소 등 제반기능을 이상 없이 수행한 점으로 보아 북한이 대포동 2호에 대한 개발능력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현재 유예하고 있는 시험발사를 실시해 성공할 경우 이른 시일내 실전 배치할수 있을 것으로 국방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탄두를 경량화할 경우 사정거리를 더욱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는 탄두에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1단계 운반체는 중국의 CSS-3 미사일, 2단계는 노동1호에 기초해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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