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연속 4달째 감소(전년동기대비)한 가운데 지난달에는 무려 13.4%나줄어 환란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99년 2월 이후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이런 가운데 어제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1%포인트 낮춘 반면소비자물가전망은 1%포인트 높여 잡은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내놓았다.
이것은 올해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더욱 나빠지고 있으며, 그 결과총체적 ‘다운사이징’ 과정에 들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각종 거시 지표들이 한결같이 어둡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수출 저하다.지난 3월부터 대두된 수출 부진은 이제 대내외 환경 등에서 비롯된 구조적 침체에 빠져 획기적 전기가 없는 한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미국 일본의 성장둔화세가 좀처럼 반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비관적 전망을 낳고 있다.
그나마 기대했던 서유럽 경제마저 얼마 전부터 파행조짐을 보여 세계경제의 3대축이 동시 불황에 빠지는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최근 빈번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각국의 통상마찰이 본격적인 보호무역주의로 치닫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수출환경은 최악이다.
우리 수출이 급감하고있는 이유도 바로 이 같은 요인에 의해 반도체 컴퓨터 등 정보통신(IT)분야의 교역수요가 절대적으로 감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작금의 수출부진 장기화가 자칫 내수부진-투자저하를 더욱자극해 성장잠재력의 근본적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최근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 단적인 증거다. 소비재 수입은 여전한데도자본재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데서 그 같은 악순환의 징후가 여실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경제 난국을 뚫을 돌파구도 역시 수출 밖에 없다. 작년 말부터 정부의강력한 수요 진작책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변변치 않은 것도 결국 수출경기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내수형경제’를 강구하고 있지만 우리와 같은 중소형 개방경제체제에서 내수의존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반기 경제운용의 여러 대책들이 제시되었지만 수출활성화에 실패한다면 절반의 효과 밖에 내지 못할 것이다.
대외 환경이 열악할수록 정부의 리드가 중요하다. 틈새시장의 개척을 통한 시장다변화,일부품목에 편중된 수출상품의 다양화, 외국과의 통상외교 강화 등 당장 가능한 것에서부터 정부는 총력 지원 체제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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