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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 이제는 守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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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 이제는 守城이다

입력
2001.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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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6일 중국의 베이징(北京)에서 유창혁 9단이 일본의 왕리청(王立誠)9단을 물리치고 제3회 춘란배 우승컵을 안았다.유창혁 개인의 기쁨도 컸겠지만 한국 바둑계가 커다란 경사를 맞는 순간이었다. ‘모든 국제 기전의타이틀 보유’라는 믿기 어려운 금자탑이 완성됐기 때문이다.

최고의 프로기사들이 맞붙는 유명 국제기전은 여류대회 2개를 포함해 모두 9개.조훈현 9단이 후지쯔배와 TV바둑 아시아 선수권을 보유하고 있고, 이창호 9단이 LG배 세계기왕전과 응씨배 세계 선수권대회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유창혁 9단도 국내 기전에서는 무관이지만 삼성화재배세계오픈과 춘란배 등 두 국제대회의 챔피언이 됐다. 한국 바둑을 대표하는 ‘트로이카’가사이 좋게 2개씩 타이틀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단체전으로 치르는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의 우승컵도 지난 3월 이창호9단의 선전으로 한국의 차지가 됐다.

2대 여류 국제대회로 꼽히는 흥창배 세계 여자 바둑 선수권과 동방항공 공사배 세계 여자바둑 선수권의 주인은 한국기원 기사로 활약중인 ‘철녀’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이다.

조훈현 9단이 몇 년에 걸쳐 국제대회의 우승을 한 번씩 모두 해보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등 개인적으로 큰 기록을 만들기는 했지만 국제기전 우승컵을 한 순간에 몽땅 한국에서 보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히 ‘한국바둑의 최전성기’라고 할 만하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수성(守城)이다. 빼앗기 보다는 지키기가 더욱 어려운 법.특히 하나 둘 씩 타이틀을 잃게 되면 바둑팬의 눈에 더욱 잘 띄는 상황이 돼버려 우리 기사들의 각오가 새로울 듯하다.

그 수성의 첫 대결이 7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제14회 후지쯔배 세계 바둑 선수권대회 준결승. 한국에서는 타이틀 보유자인 조훈현 9단과 최명훈 8단이 4강에 진출해 있다.

조 9단은 일본 대표로 출전한 린하이펑(林海峰) 9단, 최9단은 대만의 저우쥔신(周俊勳) 9단과 맞붙는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평가할 때에는 한국 기사가 모두 우세할 것이라 판단되지만 결코 마음을 놓아서는안 될 대국이다.

비록 빛이 많이 바래기는 했지만 린 9단은 저력의 맹장. 과거 일본 바둑계 전체를 호령했던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특히 최근 일본 바둑계를 평정하고 있는 대만 파워의 기세에 힘입었는지 예전의 예리함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평가이다.

대만의 1인자로 꼽히는 저우쥔신 9단은 이번 대회 최대의 파란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 한국의 강자 이세돌 3단과 목진석 5단을 연달아 격파하고8강에 오른 후 일본의 희망이었던 고노 린(河野臨) 5단의 집요한 추적을 반집 차이로 뿌리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전력상의 예측이 맞아 한국 기사가 모두 승리하는 경우 후지쯔배는 일찌감치한국에 돌아오게 된다.

한국바둑은 국제대회 전관왕 타이틀을 지켜냄과 동시에 후지쯔배 4연패, 통산 7승을 기록하게 된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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