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첫 상견례 겸 정상회담은 구제적인 성과는 없었으나 양국의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등 일단 보기 좋은 모양새를 연출했다. 양 정상은 지난달 30일 워싱턴인근의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열린 회담에서 셔츠 차림으로 미사일방어(MD) 체제와 지구 온난화 문제 등 현안들을 논의했으나각자의 입장을 개진하고 이해를 표명한다는 선에서 합의를 도출했다.MD 체제 구축문제와 관련, 고이즈미총리는 “양국은 MD에 필요한 기술적 협조 체제의 중요성에 이해를 같이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부시대통령에게 MD에 대한 지지 표명을 완곡하게 유보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또 교토(京都) 의정서 폐지의사를 밝혀온 부시 대통령을 직접 공박하지는않았지만 “지구 온난화문제는 지구 환경의문제 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현안”이라고 밝혔다.
이 두개의 까다로운 현안에 대해 양 정상은 서로의 체면을 살려주는 ‘립 서비스’만 한 셈이다.
두 정상은 동북아 안보의 주요 변수인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폭 넓은 대화를 가졌다. 양 정상은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확대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조기 가입토록 적극권장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중국을 WTO 체제에 편입시켜야만 양국의 정치ㆍ경제가 신축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데 이해를같이했음을 의미한다.
두 정상이 합의한 양국간의 새로운경제 및 무역 협상에는 차관급 금융 회담도 포함시켜 미국이 일본 금융기관들의 막대한 부실 채권 처리와 통화 신용정책에 조언을 제공할 수 있도록문을 열어 놓았다.
두 정상은 또 최근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발생한 미군 병사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 오키나와 현지주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공동노력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 두 정상은평화 정착을 위해 한국정부와 협력하고, 나아가 북미관계를 위한 정책조율 및 지역안보를 위한 미군의 ‘전진배치'(forward presence)’가 긴요하다는데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미 한미일 3국 고위정책협의회(TCOG)에서 합의됐던 사항을 재확인한 것으로 당분간 주한 미군의 위상에 커다란 변화가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두 정상은 그러나 이처럼 실질적인성과가 없음에도 불구, 서로의 신뢰관계를 돈독히 하는 등 앞으로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양국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m-양국 공동 성명 요지 1005746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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