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국민의 70%가 내년 한ㆍ일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이 불가능할것으로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신문을 보았다. 국민의 90%가 16강진출을 믿고 있다는 지난 1월의 조사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은아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의 나쁜 성적 때문일 것이다.한국축구의 침체를 보면서 지난 28년 동안 일선지도자로 선수들을 키워온 내 자신이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특히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 진출한 일본의 플레이를 보고 ‘한국축구의 잘못은나를 비롯한 축구인이 책임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책마저 들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축구의 단기적인목표는 내년 월드컵의 16강진출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감히 히딩크 감독에게 조언을 하고자 한다. 히딩크 감독은 지금 50일간의 휴가중(물론코파아메리카컵 관전이 포함돼 있다)이다. 휴가중 유럽에서 활동중인 선수를 체크해 보겠다는 계획도 실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적 경험을 통해 볼 때 지도자가 팀과 선수의 기량을 완벽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최소한 1년은 꾸준히 점검해야 한다. 지난달 17일 개막된 프로축구를 통해 그가 점검해야 할 사항은 굉장히 많을 것이다. 채 1년도 남지 않은동안에 그는 치밀한 계획대로 빈틈없이 준비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도 휴가를 떠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 하루 일당 600여만원(연봉20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할 때)을 받는 그가 이미 40여일을 치료로 보냈다는 점을 생각할 때 한국축구를 위해 좀 더 노력하는 자세가 아쉽다.
무엇보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팀의 유럽콤플렉스를 해결해야 한다. 한국은 역대 올림픽과월드컵서 유럽팀을 상대로 5무11패를 기록했을 뿐 승리한 적이 없다. 이 결과는 한국선수들에게 경기 때마다 심리적 위축감으로 작용한다.
한국축구의장점인 체력과 스피드도 유럽팀에게는 떨어져 통하지 않는다. 특히 수비문제는 히딩크 감독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외국의 축구지도자들이 한국축구에서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바로 수비수들의 특성이다.
한국 수비수들은 그만큼 잘못된 습관을 갖고 있으며 전술 이해도가 떨어진다. 더군다나 현재대표팀 수비수들은 나이가 많아 체력문제도 제기된다.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발굴, 히딩크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을 꾸준히 숙지시키는 것도 방법일것이다.
히딩크 감독이 어떻게 남은 기간을 준비할 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여전히우리 국민은 히딩크 감독을 믿고 있고 축구계 역시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의 은인으로 길이 기억되길기대한다.
서현옥(호남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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