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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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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헤밍웨이

입력
2001.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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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7월2일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아이다호주 케첨에서 엽총으로 자살했다. 62세였다.헤밍웨이는 물론 뛰어난 작가였지만, 그에 앞서 뛰어난 기자였다. 10대 말 캔자스시티의‘스타’지에서 시작된 그의 기자 이력은 주로 유럽을 무대로 장년기까지 이어졌다.

제1차세계 대전과스페인 내전의 현장을 그는 의용병 겸 기자로 지켰는데, 그 때의 체험은 각각 ‘무기여 잘 있거라’와‘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로 형상화됐다.

그 두 전쟁의 사이에도 헤밍웨이는 꽤 긴 기간을 유럽에 머물렀다. 그는 헨리밀러, 스코트 피츠제럴드, 토머스 스턴스 엘리어트, 제임스 조이스, 맨 레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1920년대의 파리를 사랑하고 배회하던 영어권예술가 무리에 속했다.

기자 겸 풋내기 소설가로서 파리의 술집들을 순례하던 그 시절의 경험에서 그의 명성을 확고하게 만든 ‘해는또다시 떠오른다’가 나왔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는 1920년대의 파리와 스페인을 배경으로 전쟁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메마른 허무감과 절망적 쾌락을 그린다.

전장에서 입은 부상으로성불구자가 된 미국인 신문기자 제이크 반스와 그를 간호하던 영국 여성 브래트 애쉴리의 기묘한 사랑을 중심에 놓고 그 둘레에 그들의 친구들을 배치시킨이 소설은 등장 인물 대부분이 공유하고 있는 무망(無望) 의식을 전후 세대에게 급속도로 감염시켰다.

이 소설은 또 “당신들은 모두 잃어버린 세대입니다”라는 미국 여성 작가 거트루드스타인의 선언을 제사(題詞)로 삼음으로써, ‘잃어버린 세대’라는 말을 문학 사전에 등재시켰다.

스타인이 파리의 어느 자동차 수리공으로부터 들었다는이 말 속에는 좌표를 잃어버린 한 세대의 슬픈 운명이 약간의 멋부림에 실려 응축돼 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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