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삼성)과 타이론 우즈(두산)의 홈런경쟁이 불볕 더위만큼이나 뜨겁다.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1998년부터지난 시즌까지 3년째 홈런왕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여온 이승엽(삼성)과 타이론 우즈(두산)가 다시 홈런포 경쟁에 불을 당겼다.우즈는 28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와의 연속경기에서 홈런 2개를 잇따라 터트리며 시즌 18호를 기록, 이날 한화전에서 홈런을 치지못한 이승엽을 불과 3개차로 따라 붙으며 라이벌전이 다시 시작됐음을 알렸다. 지난해까지 전적은 1승1패1무.
우즈가 98년 프로야구 사상 가장많은 42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에 올라서자, 분기탱천한 이승엽은 이듬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50개 고지를 넘어서는 54개 홈런을기록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지난해엔 두 사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각축을 벌이며 신경전을 벌이던 와중에 박경완(현대)이 홈런왕이 돼 무승부로 끝났다
미 플로리다주 출신으로 더위에 강한 우즈는 “더울 수록 더 잘 맞는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고, 시즌 초부터 홈런레이스 최대 경쟁자로 우즈를 꼽았던 이승엽은 “용병에게 홈런왕을 빼앗길 수 없다”고 투지를 불태우고있다.
22일 대구 현대전에서 2개의 홈런을 쏘아올려 가장 먼저 20호 고지에 오른 이승엽은 약점으로 지적된 몸쪽 낮은 공마저 걷어올릴정도로 어느 때보다 타격감각이 좋다. 21개중 절반이 넘는 11개를 1회부터 4회 사이에 때려내 초반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더욱심해질 투수들의 견제와 허리통증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4~ 5월 불과 8개에 그친 우즈는 이달 들어 10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이승엽을 뒤쫓기 시작했다. 지난달 9일 한화전에서 우측허벅지를 다친 뒤 근육통에 시달리다가 최근 컨디션을 회복한 우즈는 중심이 전혀 흐트러지지 않는 특유의 안정된 타격자세로 몰아치기를 노리고 있다.특히 10일 이후 터져나온 6개 가운데 5개가 모두 비거리 130㎙가 넘는 폭발력을 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부터 시작될 무더위가 홈런레이스 최종 승자를 가리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 홈런수는 40개 안팎.
박노준 SBS 해설위원은 “장마로 경기가 자주 중단되고 폭염 속에서 연속경기가펼쳐지면 자칫 페이스를 잃기 쉽다”면서 “체력관리와 타격리듬 유지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인천 전 삼성감독도 “우즈의 약점이 투수들에게많이 드러난 반면, 이승엽은 좋은 타격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이승엽의 우세를 점쳤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