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0일은 정부가 약속한 5대 현안기업 처리 시한. 그동안 우리 경제의 숨통을 죄던 ‘만성 종양’들은 과연 어느 정도 제거됐으며 상반기 구조조정 성과는 몇점이나 받을수 있을까.최근하이닉스반도체의 외자유치가 극적으로 성사된 데 이어 27일 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이 이뤄져 1년여를 끌어온 현대문제는 국면전환의 문턱을 넘어섰다.또 현대투신의 미국 AIG매각도 큰 진전을 보여 이르면 내달 중순 성사될 전망이고, 쌍용양회 역시 출자전환과 외자유치로 ‘발등의 불’은 끈 상태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도 최악의 고비를 넘겼을 뿐 시장 및 경기상황에 따라 또다시 유동성문제에 부닥칠 가능성이 상존하는데다, 특히 대우자동차 매각문제가 여전히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하반기 경제운용도 이들 문제기업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다. 시장이 상반기 구조조정 성과에 대해 신통찮은 반응을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우차 ‘안개 속'
시장에가장 어두운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악재는 대우차. GM과의 1차 협상에 이어 2차 협상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함으로써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협상의 핵심 쟁점은 부평공장 포함여부 등에 따른 가격조건과 인수범위.
GM은강성 노조, 설비 및 모델 노후화 등을 이유로 부평공장의 수익성이 별로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세제지원, 부채탕감, 고용승계 등 첨예한 쟁점이 산적해 있고 양측 가격차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매각실패 등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 위탁경영 등 비상플랜도 마련해 놓고 있다.
▼현대투신 ‘막판 진통’
핵심 쟁점은 현대그룹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약 20%)에 대한 AIG의 인수가격.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을 투신과 패키지로 AIG에 넘기는 데는 합의했으나 최소한 매입가(1만6,000원선)은 받아야한다는 입장이다.반면 AIG가 생각하는 인수가격은 1만원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투신에 대한 정부와 AIG측 실사결과는 큰 차이가 없는데다 AIG가 한국시장에큰 관심을 갖고 있어 증권 주식 가격협상만 잘 되면 투신 매각은 순풍을 타게 될 전망이다.
▼하이닉스 ‘활기’, 현대건설‘숨고르기
부채규모만 7조3,000억원에 달해 핵폭탄적 위험을 지녔던 하이닉스는 12억5,000만달러 외자유치 성공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해외로드쇼에서 하이닉스의 성장 가능성과 현 경영진의 리더십에 대해 기대이상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반도체값이 ‘센트시대’를 맞는 등 사상 최악인 ‘반도체기상도’로 볼 때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현대건설은 출자전환 분담 및 지원 등을 둘러싼 채권단내 지루한 공방전 끝에 27일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전환사채(CB) 청약을 마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일부 2금융권을 설득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쌍용양회 ‘발등의 불’은 꺼
채권단은 4월 CB 인수를 통해 1조4,000억원을 출자전환했고 태평양시멘트는 지난 해 3,600억원에 이어 최근 3,000억원을추가 출자했다. 일단 한 고비는 넘겼지만 쌍용정보통신 매각 여부와 건설경기 등이 정상궤도 진입의 관건이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