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대상 언론사와 사주 결정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알려졌다.국세청은 고발 전날인 28일에도 고발대상을 최종 확정하기 위해 밤 늦게까지 고위간부 회의를 열어, 열띤토론을 벌였다.
이 때문에 당초 29일 오전 9시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로 했지만, 결재와 인쇄작업이 늦어지는 바람에 10시가 돼서야 자료가 배포돼기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조사를 담당했던 국세청 간부들은 공정성 시비를 우려, 기자회견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손영래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총괄 발표를 한 후, 4명의 조사국장이 1명씩 돌아가며 담당했던언론사의 조사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각 국장들은 준비한 자료를 꼼꼼히 읽어내려가다 탈루수법에 대해서는 준비된 도표를 들어보이며 설명하기도 했다.
발표를 마친 뒤 한 국장은 “어떠한 로비에도 흔들림 없이 공정하게 조사했다는 것만은 자신한다”며 “그러나 사상 초유의 언론사 무더기 고발의 당사자였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날 국세청에는 재정경제부 등 다른 부처와 민주당ㆍ한나라당에서 “보도자료를 보내 달라”는 전화가 쇄도했다.
기자회견을 준비한 국세청 공보실 관계자는 “인쇄된 자료가 한정적이어서 재경부 장관실에도 2~3시간 후에나 겨우 복사해 보냈다”고말했다.
국세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국세청 출입 언론사별 1부씩 24부만 배포, 기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국세청 정식 출입 언론사가 아닌 국내외언론사 기자들은 부랴부랴 다른 기자들로부터 얻은 자료를 복사해 가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돼있던 국세청의 공식 발표 훨씬 전인 오전 7시께부터 고발대상으로 지목되었던 언론사를 비롯, 국내외 신문, 방송, 통신사 취재진 200여명이 몰려들어높은 취재열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보도자료 배포전까지도 고발대상 언론사와 사주가 베일속에 가려져각종 추측을 낳기도 했다. 8시30분께 정가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고발대상 사주 ‘리스트’가 나돌아 한때 기자실이 술렁이기도했다.
○…국세청 기자실에서는 각사 기자들이 국세청이 배포한 자료에 대해 다른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로 세부적인 사항을 확인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기자들은 고발 대상자로발표된 인물에 대한 정확한 직책과 사주와의 관계 등을 서로 묻기도 했고 해당 언론사의 입장 등을 출입기자를 통해 확인하기도 했다. 한 기자는 “오늘은 기자가 아니라 공보관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변형섭기자
highspeed@hk.co.kr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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