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30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일 안보체제가 신시대에 접어 들었음을 선언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8일 보도했다.사전 조정이 매듭된 공동성명안에 따르면 두 정상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양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동맹관계강화를 위해 외교·경제·안보·지구 문제 등 4개 분야의 고위 실무협의체를 신설, 전략적 대화에 나선다.
이 같은 성명 내용은 지난해 가을 리처드 아미티지 현 미 국무부 부장관의 보고서가 지적했듯, 미일안보동맹을 미영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미국측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특히 미국측이 요구해온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연구’에 들어갈 것이라는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미일 동맹은그동안 일본의 헌법상 제약 때문에 반쪽 동맹에 머물러 왔다.
일본과의 동맹을 세계 안보의 한 축으로 삼으려는 미국으로서는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연구 방침을 처음 공표한 것이 커다란 진전이다.
일본측은 또 미국의 핵무기감축 방침을 환영하면서 미사일의 확산 등 새로운 안보 위협에 인식을 공유한다는 입장을 밝혀 미사일 방어(MD)체제 구상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전망이다.
성명에는 ▦일본은 미국의 MD 구상을 이해한다 ▦전역 미사일 방어(TMD)에대한 미일공동연구는 계속 추진한다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안보신시대선언’ 을 함께 발표할 고이즈미 총리를 위해 화려한 무대장치를 마련했다. 부시가 취임한 이후 주말에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회담을 갖는 것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 이어 두번째다.
일본이 영국에 버금가는 안보 파트너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내보이기 위한 것. 애초에15분으로 예정됐던 정상간 직접대화도 1시간으로 늘리도록 직접 지시했다. 부시는 또 일본 경제의 구조개혁을 돕기 위해 ‘할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할 계획이다.
정상회담에 이어 개최될국장급 실무협의에선 18일 미일 외무장관 회담의 합의에 따라 양국 동맹의 ‘부담과 혜택’을전면 재검토하는 문제가 집중논의된다. 따라서 오키나와(沖繩) 기지 문제와 집단적 자위권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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