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원리는 무엇인가’에 대한 결론부터 말하자. 한스 요나스(1903~1993)는 “자유”라고 답한다.그는 ‘생명의원리’(대우학술총서 506권ㆍ아카넷 발행)에서 “자유는 정신과 의지의 영역에제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계를 박차고 나오려는 자유는 모든 생명체에서 찾아진다. 외부의 자극에 대해 희미한 반응을 보이는 단세포 생물 아메바를포함해서.
요나스는‘생명의 원리’라는책 제목 뒤에 ‘철학적 생물학을 위한 접근’이라는 부제를 덧붙였다. 이 책은 그러니까 ‘생명의 원리’에 대한 철학과 생물학의 대화이다.
요나스는 이 두터운 논문집을 통해 모든 생명체가 살려고 애쓰는 것이 그 자체로 가치있는 행위라고 전한다. 생명은 언젠가죽는다.
손상되기 쉽고, 위험에 처해 있고, 죽음에 대한 불안에 잔뜩 사로잡혀 있다. 이미 결정된 종말에도 불구하고, 생명체는 존재를 유지하고진행해 나가려는 노력을 계속한다.
요나스는 죽음이 결정됐지만 최후까지 죽음에 저항하는 ‘자유’를 생명의 본질이라고 보았다.
바로 얼마전 ‘한국인 게놈 지도’의초안이 완성됐다고 한다. 생명 정보의 구조와 위치를 지도로 환원하는 게놈 프로젝트는 질병 극복의 가능성을 여는 놀라운업적으로 간주된다.
이 업적에는 그러나 생명을 단순히 물질의 화학반응으로 파악하는 유물론ㆍ기계론적 사유에 그칠 위험이 있다. 살려고 애쓰는 생명의 본질은 기계에 부여된 맹목적인 조작 기능과는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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