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중간 관리자인 김용만(40)씨의 스키 시즌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겨울이면 천마산, 용평 등에서 설원을 지치며 스노보드를 타고, 봄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청평, 양수리 강상(江上)에서 수상스키를 즐긴다.눈이 갓녹기 시작하는 3월부터 초겨울 바람이 불어오는 11월까지 수상스키를 타는 김씨에게는 1년 열두 달이 스키 시즌인 셈. 김씨가 전하는 수상스키의 매력은 ‘간편함’이다. “ 겨울철 스키는 리프트를 기다리는 시간이 스키를 타는 시간보다 더 길지만 수상스키는 수영복과 구명조끼만 있으면 바로 탈 수 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빗줄기가 그렁그렁하던 26일 저녁 서울 영동대교 밑 서울시 수상스키협회(서울 성동구 성수동)를 찾아와 수상스키를 즐기던 최윤희(25ㆍ회사원)씨. 최씨는 출근 전 새벽 6시께 수상스키를 탄 뒤 반포의 직장에 출근하는 수상스키 마니아이다.
최씨는 “3년전 친구와 덕소에 같다가 초등학교 5학년 꼬마가 멋지게 수상스키를 타는 것을 보고 배우게 됐다”며 멋진 슬라럼(물 위에서 좌우로 턴하는 것)을 선보인다.수상스키 애호가는 70~80%가 20~30대지만 최씨의 말처럼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다. 수영을 못하더라도 물만 두려워하지 않으면 시각장애인도 탈 수 있다는 것.
수상스키를 배우는 초보자들은 물 속에서 몸의 균형을 잡고 뜨는 연습을 해야한다.두 발짜리 투 스키에 올라타 보트에 달린 봉을 잡고 웨이크(보트 뒤의 물줄기)를 넘을 수 있게 되면 보통 1개월 안에 18.25㎙의 줄을 잡고 원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스노보드의 유행때문인 지, 요즘엔 투 스키, 원 스키보다는 스노보드처럼 생겨 양쪽으로 물살을 지칠 수 있는 웨이크보드를 타는 사람이 신세대다.
날씨에 관계없이 탈 수 있다는 것은 수상스키의 또 다른 매력. 수상스키 마니아들은의외로 비오는 날을 더 선호한다. 비오는 날의 물살이 더 잔잔하기 때문이다. 큰 바람만 없으면 수상스키를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80년대 초반 양수리, 덕소 등지에서 시작된 수상스키는 2~3년새 더욱 인기를 얻어 현재 서울에만도 한남대교 등 8곳의 수상스키 강습소가 있다.
올 여름엔 강 위에서 시원한 포말을 가르며 스키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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