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UNHCR,시험받는 '난민의 보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UNHCR,시험받는 '난민의 보루'

입력
2001.06.28 00:00
0 0

장길수군 가족의 베이징 사무소 농성을 계기로 인권 수호기구로서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역할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1951년 설립된 UNHCR은 헐벗고 굶주린 채 방황하는 난민들을 보호하고 재정착시키기 위한 유엔 산하의 대표적인인권기구.지난 20일에는 난민협약발효 50주년을 맞아 유엔이 정한 제1회 ‘세계 난민의 날’ 행사를 주최하며 박해와 대립, 인권말살의 현장에서 싸워온 세월들을 되새기기도 했다.

그러나 UNHCR은 한편으로는 난민의 인권을 지키는 보루 역할을 하면서도 다른한편으로는 권한의 제약, 부족한 자금 및 인적 자원 등으로 한계를노출시켜왔다.

▼난민실태와 UNHCR의 역할

1951년 발효된 난민지위에 관한 협정은 난민을 인종, 종교, 국적, 정치적 견해, 특정 사회단체 참여등의 이유로 박해를받아 조국을 떠난 사람들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른 난민수는 2000년 1월 현재 무려 120여개국 2,200만명에 이른다. 세계인구 269명중 1명은 난민인 셈이다.

139개국이 난민협정에 가입해있는 상태에서 UNHCR은 난민보호와 난민문제의항구적 해결책을 모색해왔다.

대표적으로 노력으로는 320만명에 이르는 팔레스타인 난민보호를 비롯, 파키스탄과 이란등에 남아있는 아프가니스탄 난민230만명의 구호활동, 구유고슬라비아내에서 떠도는 난민 350만명에 대한 지원, 1991년 이라크 공격을 피해 탈출한 쿠르드인 180만명에 대한지원, 94년 르완다인의 극적인 탈출지원 등을 꼽을 수 있다.

5,000여명에 이르는 UNHCR 요원들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조사,제네바 본부에 보고하고 유엔총회 등을 통해 폭로한 뒤 관련국에 압력을 넣는 방식으로 난민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우리와 관련된 사례는 1999년 태국 방콕에서 있었던 홍순경씨 일가 망명사건이다.UNHCR은 방콕 인근에서 북한요원들에 의해 납치됐다가 구사일생으로 구출돼 태국이민국으로 넘겨졌던 홍씨 가족 4명의 난민지위를 인정, 한국으로갈 수 있도록 했다.

▼난민처리 절차와 문제점

UNHCR의 난민처리 절차는 신청을 받은 후 심사-인정-보호의 과정을 거친다. 먼저협약 체약국일 경우 권한있는 공무원(이민국 또는 국경경찰관)의 엄격한 면접과 사실확인을 거치고, 체약국이 아닌 경우에는 UNHCR 사무소가 그역할을 대신한다.

신청인이 난민으로 인정되면 인정사실이 통고되고 난민지위를 증명하는 문서를 발급하며 재심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심사절차에서 일관된 규정이 없고 해당국의 특별한 헌법상 및 행정상 구조를 고려하여 적절한 절차를 설정하도록 일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마다그 절차가 다르고, 결과적으로 인정여부가 상황과 여건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유럽선진국들이 난민 유입을 기피하는 국내 여론에 밀리거나 관련국의 외교관계를고려, 망명요건을 까다롭게 고치고 출연금을 줄이고 있어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실제로 유럽국가의 출연금은 95년 5억 5,000만달러에서지난해 3억 1,000만달러로 줄었으며 이에 따라 UNHCR의 2000년 예산도 10억달러로 전년보다 2억달러가 감소했다. 우리나라는난민협약에 1992년, 중국은 1979년 가입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