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연예인을 방불케 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인기 때문에 고심하던 일본 민주당이 탤런트 겸 TV사회자로 국민적 인기를 누렸던 오하시 교센(大橋巨泉·67·사진)씨를 영입해 대항에 나섰다.오하시는 다음달 참의원선거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출마하고 당의 선거 포스터에도 등장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들은 벌써부터 두 사람의 성과 이름을 따 ‘작은 샘(小泉)의열기를 식히기 위해 큰 샘(巨泉)이 나섰다’며 대비시키고 있다.
24일 도쿄(東京)도의회 선거 승리에 들떠 있던 자민당에도 경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오랫동안 TV를 통해 편안한 아버지 같은 이미지를 구축한 그의 지명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간 나오토(菅直人) 간사장이 설득을 위해 25일 직접 그가 체류중인 미국으로날아갔고, 26일에는 로스앤젤레스와 민주당 본부를 위성으로 잇는 이례적인 출마회견을 마련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대표도 “일관되게 고이즈미총리 내각을 비판해 온 그의 정치적 식견을 샀다”고 추켜세웠다.
오하시의 말솜씨도 전혀 녹슬지 않았다. 그는 출마회견에서 “자민당이 압승한다면 일본은침몰한다”며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다지만 그들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과 그들을 전쟁터로 내몬 자들조차 구별하지 못한다”고 비꼬았다.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무장관에 대해서는 “공부가 부족하다”고 단칼에 내리쳤다.
명문 와세다(早稻田)대학 출신인 오하시는 TV 대담, 쇼, 드라마와 만담 프로 등에수십년간 출연했고, 재즈평론가나 방송작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은퇴후에는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지내고 있다. 왕년의 스타가 새로운 슈퍼스타의 인기를 잠재울 수 있을지에 정계와 연예계의 눈길이 함께 쏠려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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