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들을 포함한 우리의 지식인들의 문제가 무엇일까. 단적으로자신에 대한 잣대와남에 대한잣대가 다르다는 것이다.아주 편리하게도 다른기준을 갖고 있으니고민할 필요도, 실천하려고노력할 필요도 없고또 자신의말에 대해책임질 필요도 없다.
남이 하는 것은불륜이고 내가 하면로맨스라고 그럴 듯하게엮어내는 기술만 단련하면그만이다. 그러다보니 자신은꼬투리잡기식 비판에 열을올리면서도 남으로부터 비판을받는 것은죽어도 못 견딘다.
마치 비판의전매특허를 낸 것처럼 생각하는 지식인들의이런 태도는진정한 자긍심이 결여되어있어서라고 본다. 진정한자긍심을 가진 자라야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일수 있는여유가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언론사의탈세와 부당거래내용이 발표된후 한국일보가사설을 통해 국민에게사과한 것은 참으로잘하였다.
한겨레신문 등에서국세청의 발표여부와 상관없이자사의 탈세사실을 공개하겠다고한 것도칭찬 받을 만 하다.
일부에서 메이저 신문사들의 타격으로 반사이익을 얻을것을 기대해서그렇게 나오는 것이라고격하하는 견해가 있을지도모르겠다.
그러나 인간이나기업에게 이기심은 자연스러운것이다. 문제는 그이기심이 전체의 이익에부합하는가 배치되는가이다.
이해관계를 뛰어넘어서정도를 추구하는 것이지식인의 바람직한 상이기는하나, 자신의 이익을위하고자 하는 행동이전체의 이익에 부합하고사회발전의 방향을 따라갈때 국민으로서는그 이기심을탓할 이유가전혀 없다.
정부정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주나 정치인이 성직자가되라고 요구할 것은아니기 때문이다. 타인에게해가 되지않는 한개인의 자유가 인정되는민주주의 원리와 같은이치다.
사실보도를 생명으로 하는언론기업이 자사의 탈세사실을보도하고 소비자인 독자들에게사과하는 것은 너무나도당연한 일인데도 특별히칭찬의 대상이 되는것은, 메이저 신문사들이보이는 막가파식 반응과대비되기 때문이다.
세무조사의의도에 대해서 의심을하거나 그 내용에 대해서 이의를하는 것과는별개로, 독자와 국민에대해서 자신들의 드러난잘못에 대해서 그대로보도하고 사과 하는것은 언론기업으로서의기본적인 예의다.
그들의눈에 독자와국민은 보이지도 않는것인가. 행여 자신들은일반국민이나 기업과는 달리법 위에존재하고 있고, 자신들이언론탄압이라고 하면 독자와국민은 자연적으로 따라오게되어 있다는생각을 갖고 있는것은 아닌지.
비판을 하는 만큼 남에게비판을 받아야 하는것이 세상 이치이다. 일방적으로 비판만 할수 있는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부모자식간에도교사 학생간에도 성직자 성도간에도 언론사 독자간에도 정부 국민간에도 더 이상 일방적인 관계는불가능하다.
이제는 서로가존중해주고 서로가 책임을져야만 관계유지가 가능하게되었다. 일방적인 관계는넓은 의미의독재라 할 수 있을 것인데, 우리 사회가 적어도독재를 용납하지 않을만큼은 발전을 했기때문이다.
언론사나 기자에 대한사회적인 예우는, 비판을하기 위해서자신의 생각을 가다듬고자신의 행동에도 책임을져야 하는어려움을 기꺼이 감수하는그러한 언론사나 기자에대해서만 주어져야 한다.
세무조사에 대해서는 더 이상왈가왈부하며 사회적으로 에너지를소모할 필요가 전혀없다. 언론기업도 탈세를하면 안 된다는것은 이론의여지가 없는 것이므로법대로 원칙대로 정도를따라가면 될 뿐이다. 정작 사회적합의를 위해 에너지를모아야 할 것은 정간법 개정이다.
박주현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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