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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사랑 아버지 모임' 발족 - 호주제 폐지위해 아빠들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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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사랑 아버지 모임' 발족 - 호주제 폐지위해 아빠들이 뭉쳤다

입력
2001.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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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딸들을 사랑하는아버지들이 모였다. 아들만 있는 아버지도 모였다. 아들의 배우자 역시 다른 가정의 소중한 딸이기에. 22일 발족한 ‘딸사랑 아버지 모임’(공동회장 김병후ㆍ정채기)은 딸의 앞날을 염려하고 평등한 가정을 꿈꾸는 용기있는 아버지들의모임이다.회원 수는 150여 명. 김종찬(방송인)박상면(탤런트) 박재동(만화가) 변창립(아나운서) 안치환(가수) 최열(환경연합 사무총장) 조희연(성공회대 교수) 주철환(이화여대 교수) 김병후(정신과전문의) 이세중(변호사) 김민석 정범구(이상 민주당 의원) 정채기(한국남성학연구회장)씨 등 스타급 ‘아버지’가많다. 이들은 한국여성단체연합(공동대표 지은희)이 주도한 이 모임에 어떤 이유로 참가하게 됐을까.

“유부남에게하는 질문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결혼했나요? 자녀 있어요? 아들인가요? (대답을 피하면) 딸인 모양이죠…. 저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내부고발자로서 이 모임에 가입했습니다.”(9세 아들을 둔 정채기 회장)

“딸아이를 키우면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울한 대접을 받는 것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한 해에 3만 여 명의 여아가낙태되고, 남성은 원치 않아도 호주가 되어야 하는 현실을요. 가부장적인 사회구조가 문제입니다. 모든 일에 딸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1남 1녀를 둔 김병후씨)

“극렬한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딸을 키우면서 이 사회가 여성에게 얼마나 불리하고 비합리적인지 깨달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호주제지요. 호주제가 동양 어느 나라에도 없는, 남성 중심적이고 구시대적인 제도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1남 1녀를 둔 정범구 의원)

이들이 펼칠 ‘딸사랑 운동’의 구체적인 목표는 그래서 ‘호주제 폐지’다. 이혼 여성이 자녀와한 호적에 있을 수 없고, 3세 손자가 60세 할머니의 호주가 되는 현행 호주제야말로 남녀불평등 구조의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발족식에서발표한 ‘딸 사랑 아버지 선언’에서 “딸들이 스스로 주인으로 설 수 있도록, 남녀차별과 남아선호사상을조장하는 호주제를 폐지하는 일에 앞장선다”고 밝혔다.

호주제 폐지에 따른 대안은 ☞ 개인 한 명이 자신의 호적부를 갖는 1인1적제 ☞ 호주를 없애고 부부와 미혼 자녀만 기록하는 기본가족별 편제 등이다. 이들은 여론 확산과 회원 확보를 위해 길거리서명 운동, 사이버 운동(no-hoju.women21.or.kr) 등을 펼칠 계획이다. 물론 한 달에 두 번씩 만나 ‘동등한 아버지’로서 격의없는 대화도 나눌 예정이다.

초등학교 5학년짜리 딸을 둔조효제 성공회대 교수는 “경상도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평생 진보운동에 몸 담아오면서도 남녀차별 문제에 대해서는구체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세계 어느 나라도 법으로 부계 혈통을 인정하지 않는 만큼, 이제는 호주제라는 악법철폐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관명 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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