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극계의 신화 레프 도진(57)이한국에 온다.7월 6일~10일 서울 역삼동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상트 페테르스부르크 말리극장의 ‘가우데아무스’에서 강한 에너지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그의 연출을 만나볼 수 있다.
세계 연극계에서는 20세기 들어연극의 지형을 바꾼 연출가로 말리극장 예술감독인 도진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연극평론가 김윤철씨는 “스토리텔링을 포기하고 이미지 중심으로 흐르는 현대연극이 상실한 ‘감동’을 복원시켰다”고 평한다.
가장 존경하는연출가로 도진을 꼽는 연출가 손진책씨도 “스타니슬라프스키의 교조적 연출론을 현대적인 해석과 결합시켜 단단하고 강력하면서도 깊이가있다”고 말한다.
그의 연출은 배우가 신체적ㆍ정서적으로배역과 완벽하게 하나가 되도록 해 깊은 감동을 끌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1983년 말리극장 예술감독을 맡아 ‘형제자매들’을처음 연출할 때는 극단 전체가 시베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생활하는가 하면 체홉의 ‘벚꽃 동산’을 준비하면서는시대 분위기를 작품에 스며들도록 하기 위해 러시아 최북단의 마을에서 연습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가우데아무스’는세르게이 칼레딘의 소설 ‘건설부대’가 원작. 건설부대는 소수민족과 전과자, 낙오자들이모인 노역집단으로 범죄와 잔혹행위, 술과 마약이 만연하지만 구호로는 군 생활의 즐거움을 부르짖는 곳이다. 극은 놀라울 만큼 격렬하고 선동적이고유쾌하면서도 자유와 희망이라는 테마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 작품은 도진 특유의 즉흥극 실험을 통해 완성됐다. 1990년 그는 단원들에게군에서 겪었던 일과 추억을 바탕으로 즉흥극을 만들어오라는 과제를 냈다. 원작소설을 단순히 각색하는 대신 이렇게 모은 습작들을 연습을 거듭하며 다듬어나갔다.
가우데아무스는 이후 10년 동안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여러나라에서 공연되면서감탄과 공감을 자아냈다.
도진은 한국 초연을 앞두고 “미래에 대한 꿈과 불안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젊은이들의 정서는 세계 어디서나 비슷하다. 폐쇄적인 군 생활을 겪은 한국의 젊은이들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러시아어로 하며 한글자막으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평일 오후 8시,토 3시30분ㆍ7시30분, 일 6시. 문의 (02)2005-0114 또는 LG아트센터 홈페이지 www.lgart.com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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