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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인턴 실종사건 워싱턴 정가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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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인턴 실종사건 워싱턴 정가 '뒤숭숭'

입력
2001.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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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미 하원의원이 연루된 미모의 대학원생 인턴의 실종사건으로 하한 정국을앞둔 워싱턴 정가가 뒤숭숭하다.사라진 사람은 챈드라 레비(24)양이며,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은 민주당의 유망주 6선 게리 콘디트(53ㆍ캘리포니아주) 의원. 실종사건이 장기화하자 레비양 가족이 콘디트 의원을 의심하기 시작, 양측이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 사건을 맡았던 스타급 변호사를 내세워 공방을 벌이고있다.

사건은 지난해 말 남가주대학(USC) 공공행정학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워싱턴 연방교정국에서 인턴훈련을 받던 레비양이 4월30일 집 근처 헬스클럽을 마지막으로 종적이 묘연해 지면서 시작됐다.

5월11일 졸업식에 참석하기위해 캘리포니아주 모데스타집으로 귀향하겠다는 이메일을 받고 기다리던 레비양 부모는 열흘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냈다.

경찰은 워싱턴 듀퐁 서클 부근 아파트를 샅샅이 뒤져 휴대전화를 찾아내 통화기록을 추적했다. 그 결과 레비양이 4월중에 20여 차례나 빈번하게 통화한 번호가 콘디트 의원의 사무실 전화인것을 확인하면서 정치 스캔들로 돌변했다.

부모는 콘디트 의원이 딸의 실종에 연루된게 분명하다면서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사건당시 르윈스키 어머니의 변호를 맡았던 빌리 마틴을 변호사로 고용했다.

언론접촉을 피하던 콘디트 의원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의회탄핵 당시 민주당측 변호사였던 아비 로웰을 내세워 “레비양과는 그저 좋은 친구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성명을 발표했다.

레비양은 올초 콘디트 의원 사무실에 근무하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그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모는 22일 4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22일 “콘디트의원은 레비와 관련된 모든 것을 솔직히 밝혀야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봐주기 수사를 한다는 여론에 밀려 최근에야 콘디트의원을 두차례 조사한 경찰은 “현재까지 정황으로 보아 콘디트 의원은 참고인일 뿐 용의자가 아니다”고전제하고 “콘디트 의원과의 불화 등으로 낙심한 레비가 자살을 했거나 유괴 또는 강도살인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밝혔다.

이 사건은 축소판 르윈스키 스캔들 처럼 유부남 정치인과 미모의 인턴이라는 흥미로운 요소를 갖추고 있어 호사가들의 관심을 날로 증폭시키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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