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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반기 경제계획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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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반기 경제계획에 바란다

입력
2001.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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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않아 걱정이다. 국내외에서 예상치 못했던 각종 악재성 변수들이 잇따라 돌출하고 있지만, 이에 대처할 정책에는 한계가 있어 자칫 불황의 골이 깊어질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지적했듯, 경제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돌발 변수들 때문에 구조조정을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면 장기 불황 밖에 남을 게 없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를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기침체다.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더 고전하고 있고, 일본은 ‘성역 없는 구조조정’을 외치며 구체적인 7개분야 기본 방침을발표했지만, 장기 불황에서 벗어날 조짐을 찾기 힘들다. 유럽도 미일에 비해 사정이 조금 낫다고는 하지만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반도체 값 폭락은 수출과 국제수지에의큰 타격 등 그 파급효과가 너무 엄청나 경제기조를 뒤흔들 우려가 있다.

반도체는 우리의 가장 주요한 수출품이지만 값이 하락 추세에 있는데다, 예측이너무 어려워 대응책 마련이 쉽지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부시 정부 출범이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최근 철강에서 보듯 그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미국의 통상압력이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더욱 강해지고 있는 교역에 대한 중국의 태도 등도 커다란 악재다.

근 100년만의 가뭄으로 인한 손실,앞으로 얼마나 발생할지 가늠하기 힘든 홍수 피해,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노사관계, 올해 억제 목표치를 넘어 갈수록 높아만 가는 물가 불안등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실업률이 하락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용사정은 질적으로 따져 나아졌다고 하기 어렵다.

이처럼 국내외 요인들이 좋지 않아조만간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발표할 예정인 정부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낮아지고, 물가와 실업률은 크게 높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경제운용계획의 고민거리가 될 수 없다. 안팎의 환경이 달라졌으면 도리가 없는 것이고, 그 같은 사정을 국민은 너무 잘 알고 있다.

현실과 전망을 사실그대로 발표하면 되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는 뚜렷한 근거도 없는 낙관론과 비관론을 너무 자주 오갔다.

그 과정에서 소모적인 논쟁이 많았고, 정책의우선순위를 결정하는데 실패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우(愚)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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