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선거를 통해 직접 확인된‘고이즈미 효과’ 때문에 전율하고 있다. ‘바람선거’의 파괴력을 경험해보지 못한 일본 정치권은 24일 도쿄(東京) 도의회 선거 이후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투표율, 대도시 및 무당파 유권자 성향 등 지금까지의 선거 공식이 하루아침에 모두 깨져버렸기때문이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취임하기 전인 3월까지 자민당은48석 가운데 40석을 지키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았으나 55명의 후보중 53명을 당선시키는 대승을 거뒀다. 승인은 투표함을 열자 마자 자명해졌다.
선거구 마다 투표용지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등의 이름을 적은 무효표가 100여장씩나왔다. 투표전에는 언론사에 고이즈미 총리의 유세일정을 묻는 전화가 쇄도했다.
고이즈미 효과는 국민의 정치적 관심도 일깨웠다. 1997년 40.80%로 사상 최저를기록했던 투표율은 이번에 50.08%로 높아졌다.
특히 기성정당에 염증을 느꼈던 무당파층의 36%가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25% 이상이 자민당후보에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도시에서 투표율이 높아지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선거공식은 무참히 깨졌다.
자민당의 득표율은 35.96%에 달해 85년 선거이후 16년만에 최고기록을 올렸다.당 지도부는 다음달 29일 참의원 선거도 총리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전략을 굳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가올 경제구조개혁의 고통에서 고개를 돌린채, 연예인 인기투표를 하듯 맹목적으로 표를 던진 유권자 행태에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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