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가 이상해졌어요.예전에는 100㎜이상 집중호우가 매우 드물었는데, 이제는 흔한 일이 됐어요.”(기상청 박정규ㆍ 朴正圭 기후예측과장)우리나라 여름철 기후가기온이 높고 집중호우(스콜)이 잦은 아열대성 기후를 닮아가고 있다.
기상전문가들은 이미 남부 지방은 아열대성 기후가 뚜렷하고 이 같은 현상은 점차 중부지방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올 여름에는 전국에 걸쳐 아열대성 기후가 맹위를 떨칠 가능성이 높아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와 ‘짜증여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무서워진 집중호우
아열대성 기후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우선 올 6월 들어 25일까지 집중호우횟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배나 늘었다. U자형 이상 장마전선이 형성됐던 지난해 6월에는 장마가 올해보다 4,5일 먼저 시작됐는 데도 고작 2회의 집중호우를 뿌렸지만, 올해는 25일까지 벌써 32회에달한다.
올 장마전선은 최근에 보기 드문 전형적인 기압배치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현상 발생빈도가 떨어져야 정상. 그러나 정반대 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구온난화에 따른 한반도의 전반적 기온상승및 아열대기후화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며 고개를 내젓고 있다. 실제로 올해 집중호우가 많았던 남부는 지난해 6월에 비해 0.2도(제주)에서 0.6도(대구)까지 기온이 상승했다.
■ 충청 이남은 이미 아열대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8년부터 37년까지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이 10.9도였지만 70년부터 99년까지 최근 30년간 연평균 기온은 14.3도로 3.4도 상승했다. 100년 동안 세계 평균기온이 0.42도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기온상승으로 이 기간 연 평균강수량도 210㎜나 늘어났다. 한국교원대 정용승(鄭用昇) 교수는 “최근 25년 사이 주요지점의 평균기온이 0.96도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강우량도 연 200㎜ 이상 늘었다”면서“충청 이남이 서서히 아열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열대 기후화 조짐은 바다에서도뚜렷하다. 부경대 강용균(姜容均ㆍ해양학과) 교수는 “원인은 불확실하지만 한반도 연안의 겨울 해수온도가 점점 올라가 여름 해수온도에 접근하면서,계절에 따른 온도차(연교차)가 거의 없는 적도지방의 해수특성과 비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수산진흥원 서영상(徐榮祥) 박사에 따르면 해수 온도(17곳조사)가 동해 17회, 남해 15회, 서해 17회 등 2년에 한 번 꼴로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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