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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빚 1,000조 시대 - 경제주체들 '부채 불감증'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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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빚 1,000조 시대 - 경제주체들 '부채 불감증' 확산 우려

입력
2001.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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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채 공화국’ 길목에 접어들었나?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줄어들 조짐을 보였던 정부, 기업, 개인 등 경제주체들의 금융부채가 다시 급증, 총 잔액이 1,000조원을 넘어서면서 ‘부채불감증’이 확산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은행 정정호(鄭政鎬) 경제통계국장은 25일 ‘1ㆍ4분기 중 자금순환 동향’을 발표하면서 “급격한 부채 증가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생산적 활동과 연계된다면 완만한 부채상승은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기업들의 경우 최근 경기가 침체되자 신규 투자가 아닌 운영자금 조달 중심으로자금을 차입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차입경영 관행만 되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 생산활동 침체 속 부채만 증가

한국은행의기업 자금 순환동향을 보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지난해 말보다 급속히 개선된 점이 주목된다.

기업들은 지난해 4ㆍ4분기의 경우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대출금 중 5,370억원을 상환하고 기업어음, 회사채, 주식 발행 등 직접 금융시장에서도 717억원을갚아야 했다.

그러나 올 1ㆍ4분기에는 금융기관에서 2,714억원을 대출 받고 직접 금융시장에서도 1조6,465억원을 조달했다.

그러나이 같은 금융시장 상황 반전은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 정부의 강력한 정책에 따른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 시한이 연말에 끝난다면 내년부터 다시 자금시장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광두(金廣斗)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해 새로운 설비를 투자하거나 영업이익을 늘려나간다면 부채 증가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1ㆍ4분기 중 부채가 20조 이상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상이익은 지난해 6%대에서 3.3%로 하락했으며, 부채비율만 206%에서 208%대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개인 신용불량자도 증가우려

금융시장에서나타나고 있는 또 다른 현상은 개인 금융부채가 꾸준히 늘어 300조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금리가 낮아지자 개인들이 은행으로부터 부담을 갖지 않고대출 받고, 또 은행들은 개인 담보대출 경쟁을 벌이면서 개인 대출 총액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롤러코스트 장세를 연출하면서 금융기관으로 부터 빌린 주식투자 자금을 갚기 위해 다시 돈을 빌리는 개인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월말 현재 은행연합회 공동 전산망에 오른 신용불량자수는 모두 243만명. 최근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신용불량자 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상일(韓相壹)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정부나 기업, 개인 모두 부채에 대한 경각심이 무디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만성적인 차입경영 풍조가 외환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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