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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부른 노래 이젠 불러보자

입력
2001.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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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산 오리 길에 잔디만 푸르러 푸르러/ 솔밭 사이사이로 회오리 바람타고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너는 가고 말았고나/ 피어나지 못한 채 병든 장미는 시들어진 채부용산 봉우리에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소설 ‘태백산맥’ 의 무대인 전남 보성군 벌교읍. ‘부용산’ 은 거기 있다. 2000년 9월 ‘부용산가’ 시비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호주 시드니에서 고향을 찾은 작사가 박기동(85)옹.

보안당국의 탄압을 피해, 자유의 순간을 누리기위해 1983년 호주로 이민을 떠난 그는 아픈 한국의 역사의 중심에 선 민초였다.

누이의 주검을 부용산에 묻고 만든 ‘부용산가’ 때문에 그는 ‘빨갱이’ 라는 낙인이 찍혔던 것이다.

여수 MBC가 창사 31주년을 맞아 제작한 특집 다큐멘터리 ‘아직도못다 부른 노래’ (연출 김남태 PD)는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을 전후로 지리산자락 민중들이 즐겨 부르던 노래를통해 ‘통일’ 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부용산가’ ‘여수블루스’ ‘산동애가’ ‘맹서하는깃발’ 은 ‘빨갱이들의노래’라는 이유로 잊혀져야 했던 노래들이지만, 우리의 아픈 과거를 되돌아보기에는 더없이 좋은 소재인셈이다. 노래에 담긴 사연과 작사ㆍ작곡가들의 삶을 2년간의 취재를 거쳐 발굴해냈다.

김 PD는 “풀뿌리 민중들이이념을 초월해 부르던 노래와 그 노래를 부르던 이들의 삶을 추적함으로써 이념과 사상을 초월한 통일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담았다” 고 말했다. ‘아직도 못다 부른 노래’는 7월 3일 오전 11시 5분에 방송된다.

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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