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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리 단죄'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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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리 단죄' 가속도

입력
2001.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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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을단죄할 수 있을 것인가.후지모리 정권에서 10년간 각종 부패를주도한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55) 전 국가정보부장이 해외도피 8개월 만에 베네수엘라에서 전격 체포돼 페루로 압송됨에 따라 일본에 도피중인 후지모리전 대통령의 신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약밀매등 종신형 불가피

몬테시노스는 이날 베네수엘라 수도카라카스의 대통령궁에서 1㎞ 떨어진 빈민가의 은신처에서 수 일 동안 감시하던 베네수엘라, 페루, 미국 정보기관의 합동 작전으로 체포됐다고 우고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밝혔다.

마약 밀매, 무기도입 리베이트, 공금횡령, 뇌물 등으로 8억~10억 달러의 검은 돈을 챙기고 인권 침해, 돈세탁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몬테시노스는 종신형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前정권 10년부패해결 열쇠

페루 당국은 몬테시노스로부터 후지모리가재임중 저지른 각종 비리가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어 이번 체포가 후지모리 단죄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내달 28일 취임할 알레한드로 톨레도대통령 당선자는 “몬테시노스는 후지모리 10년 정권의 열쇠를 쥐고 있다”면서 “후지모리를 일본에서 추방, 페루 법정에 세우는 작업을 가속화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培晉三) 일본 관방차관은이날 “일본과 페루사이에는 범죄인 인도조약이 없어 국가 정책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혀지만 후지모리의 죄상이 드러나 국제사회의 송환여론이 높아질 경우 입장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해 9월 야당의원 매수 공작을담은 비디오 테이프가 공개되면서 파나마로 탈출했던 몬테시노스는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10월 페루로 다시 들어왔다.

그는 군 장성들과 쿠데타를모의하기도 했으나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추적을 받자 10월 말 요트로 탈출, 에콰도르와 코스타리카를 거쳐 베네수엘라에서 은신해왔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 위장을 위해 눈과코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압송 작업을 지휘한 안토니오 케틴 비달 페루 내무부 장관은 “성형수술을 받지 않은 것이 분명한 것 같다”고말했다. 베네수엘라에서 그의 행방이 묘연하자 차베스 대통령 정부가 그를 비호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차베스, 여론의식 검거한듯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주 말 파라과이에서열린 안데스 정상회담에 참석하러 가던 중 페루 수도 리마에 들러 2시간 동안 톨레도 당선자와 회담을 하면서 “몬테시노스가 베네수엘라에서 체포되면즉각 송환하겠다”고 공언했는데 곧 이어 몬테시노스 체포가 이뤄졌다.

그 동안 몬테시노스를 비호해왔던 차베스 정권이 그를 전격적으로 검거한 것은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더 이상 외면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페루의 새 정부와 불필요한 마찰을 빚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미전선의 새 지도자로부상하고 있는 차베스로서는 몬테시노스를 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이 남미 각국들에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남경욱기자

kwnam@

■몬테시노스 누구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전 페루 국가정보부장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해 온 그의 오른팔이었다.

육군 대위시절 미국 정보요원에게 국가기밀을 넘겨 불명예 재대하기도 했던 그는 후지모리가 야당 당수일 때 인연을 맺었다. 1990년 후지모리의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국가정보부장을 맡아10년 동안 그의 절대적 신임을 받아왔다.

1992년 친위 쿠데타 당시 의회해산과 법원 봉쇄를 지휘했으며, 1995년 후지모리 재선 출마 당시 막후 접촉을 통해 야당 후보들의 출마를 막는 공작을 하기도 했다. 특히 사법부와언론을 철저히 통제, ‘후지모리를 능가하는 막후 권력자’라는 말을 들었다.

1996년 페루의 마약 카르텔 두목인데메트리오 차베스가 코카인 밀반출 묵인을 대가로 그에게 매달 5만 달러씩을 상납했다고 폭로한 이후 끊임없이 마약 조직과의 연루설이 제기됐으나 이같은 힘을 배경으로 위기를 모면하곤 했다.

그러나 후지모리를 위한 그의 공작은결국 후지모리와 자신의 묘혈을 파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해 8월 말 야당의원을 매수하는 장면을 몰래 카메라로 찍은 비디오 테이프가 폭로되면서해외로 도피하는 신세가 됐고 후지모리는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빠져 일본으로 도피하고 페루 의회에서 탄핵 축출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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