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의 폭우 피해가 심각하다.90년만의 가뭄이라며 온 나라가 야단법석을 떨었던 것이 불과 열흘 전이었다.중부지방 주민들이 목탄다고 아우성치더니, 이제 남부지방 주민들이 하늘을보며 한숨을 쉰다.
이렇게 가뭄과 홍수가 극단적으로 교차하는 것을 보면서, 치수(治水)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인식전환을 절감하게 된다.
우리는 댐ㆍ저수지ㆍ하천의 보수 관리를위한 정부의 장기 종합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댐과 저수지 등이 그 동안 다량의 토사퇴적으로 저수용량이 크게 줄어든 사실이 이번 가뭄으로 바닥이드러나면서 확연해졌다.
하천 또한 상류에서 밀려온 토사의 퇴적으로 하상이 계속 높아졌는데도 둑만 높이 쌓은 결과 홍수에 취약한 상태가 되었다.
만약 댐과 저수지와 하천을 이대로 둔다면 우리는 물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토사를 저장하는 꼴이 될 것이다.
이번 가뭄으로 완공이후 20여년만에 최저 저수율을 보인 삽교호가 흙과 모래로 가득 메워진 것을 비롯해, 전국의 크고 작은 저수지에서 비슷한 양상이 드러났다.
물론 물 부족을경고해 온 정부이기에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물 관리를 하려면 댐ㆍ저수지ㆍ하천의 개ㆍ보수가 그선행사업이 되어야 한다.
댐과 저수지는 새로 건설하면 국민이나주민들에게 생색을 낼 수 있어 정부나 정치인들이 선호한다. 또 개ㆍ보수 사업은 예산에 비해 효과가 커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선택의여지는 많지 않다. 새 댐 건설은 입지와 환경문제로 저항을 받고 있다.
장마가 이제 시작이니 우리는 이여름동안 물의 넘침과 모자람을 놓고 얼마나 시끄러운 논쟁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가뭄 따로 홍수 따로 나오는 임기응변식 대책으로는 미래를준비할 수 없다. 넘칠 때 물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댐의 건설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댐과 저수지의 보수관리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우리 정부의 국토정책은 건설 위주였다.그러나 이제 관리가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물 관리 정책은 그 시금석이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전시효과는 전혀 없는 사업이지만,정부가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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