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펜타곤에서 열린 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청장관은미국의 미사일 방어(MD)구상에 대해 분명하게 ‘노(NO)’라고 말했다.그는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방장관에게 “만약 일본이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보유하게 된다면 국토방위를 위해 주체적으로 운용하는 시스템을 생각할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그의 발언이 전역 미사일 방어(TMD) 시스템의 배치·운용에 대한 일본 정부최초의 언급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미국과 TMD 공동연구에 들어가 있지만 일본 정부가 그동안 개발·배치에 대해서는 애매한 태도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부수적 해석일 뿐 나카타니 장관의 발언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그의 발언은 MD구상에 대해 “미국의 검토를 이해한다”고밝힌 직후에 이뤄졌다.
이어 들으면 ‘검토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이후의 개발·배치에 우리는 참여할 수 없다. 미사일 방어가 일본 방위에 꼭 필요하다면우리가 알아서 하겠다’는 뜻이 된다.
나카타니 장관은 앞서 여러 차례 MD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일본을 겨냥했는 지 여부를 알지도 못하는 단계인 미사일 상승에서부터다단계 요격에 들어간다면 헌법이 금지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해당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양국에 새 정권이 출범한 이후 처음 가진 국방장관회담에서 미국의 최대 관심사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의 태도가 유달리 눈에띈다.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의 판단 오류조차 눈감아 주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나 참된 우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황영식 도쿄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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