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컨설팅업체 ‘액센츄어’(옛 앤더슨 컨설팅)는 회사지분을 나눠 가진 전 세계 파트너(partner) 1,300여명의 연봉 일정액을 비영리사회단체에 기부하도록 한다.기부액은 연간 1,000만 달러(약130억원)에 달한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업체인 미국 보잉사(社)도 기부에서2등이라면 서러울 정도다. 지난해에는 직원 19만명이 월급에서 3~15달러를 공제해 무려 2,800만 달러(약 336억원)를 복지시설 등에 쾌척했다.
상당수 선진국 기업에서는 기업 차원의 기부뿐만 아니라월급 일정액을 자동이체 하는 등 직원들의 자발적 기부가 보편화돼 있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최근 ‘북한어린이 축구공보내기’사업에 기부한 외국계 기업은 아디다스 코리아, BMW 코리아 등 유럽계를 중심으로 50여개. 덕분에 축구공 20만개(약 70억원)를 북에보낼 수 있었다. 반면 이 사업에 동참한 국내 기업은 두산과 현대 등 5~6개에 불과했다.
BMW코리아 김영은(金英恩ㆍ37ㆍ여) 부장은 “외국계기업은 한국 사회의 ‘기업시민’”이라며 “기부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마케팅 수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 부장의 말처럼 외국계 기업들에게 ‘기부는 투자이자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신념이 자리잡은 지는 이미 오래다. 남들이 내니까 나도 내는 식의 ‘억지기부’는 찾아보기 힘들다.
실례로 매년 홀트아동 복지회에 10억원의 기저귀를 기부하는 한국P&G는 지난해 전직원이 직접 담근 김치 21톤을 20여개 복지단체에 전달했고, 어린이암 환자를 위해 전직원이 헌혈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테스코 직원들은 1,000원~2만원씩 ‘행복구좌’를 만들어 기부하며, 회사 차원에서는 환경교육에 대한 기부를특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불우이웃돕기 등에 수천만원 이상을 ‘쾌척’하는일회성 기부 이외에는 별다른 기업 기부문화를 찾기 힘들다.
고려대 경영대 이필상(李弼商) 교수는 “기부는 사회에 대한 장기적 투자임에도 비용으로만파악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효과적 기부를 위해 그 방법과 대상에 대한 기업차원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한국여성재단이 고안한 ‘상품판매와 기부의연계’가 주목받고 있다. 여성재단 박영숙(朴英淑) 이사장은 “애경산업과 참존화장품 등이 특정 제품 매출액의 1%를 기부하기로 했다”면서 “이제는기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기부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의 한국여성재단 (02)595-6364. 홈페이지www.womenfund.or.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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