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간 화해와 평화의 순례를 계속하고 있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러시아정교의 탄생지인 우크라이나에서 '쓸쓸한 영접'을 받았다.러시아 정교회측에서는 교황의 첫 방문에 대해 모스크바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자신의 고향(폴란드)인근인 우크라이나를 택했다며 거듭 비난했다.
22일 1만여 명에 달했던 시위대는 러시아 정교회의 자제 요청에 따라 이날 키예프 시가지에서 자취를 감추었으나 교황에 대한 거부감은 그리스 방문때보다 훨씬 심각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한 교황은 24일 우크라이나 방문 후 처음으로 키예프에스 야외미사를 집전한 자리에서 "키예프는 중세때 러시아 정교의 요람이었다"며 중세 키예프 성인들을 본받아 동서 교회간의 불화를 씻고 화해할 것을 당부했으나 냉랭함은 여전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수장인 메트로 폴린탄 블라디미르는 24일 교황과의 회담에 불참했고 러시아의 알렉시 2세 정교회 총대주교도 이번 방문이 가톨릭과 러시아 정교회간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는 등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정교회측에서 교황을 비난하고 있는 것은 최근 벨로루시 카자흐 등 동유럽에서 가톨릭 신자의 수가 급증하면서 정교회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은 나머지 3일간의 방문일정동안 나치의 유대인 2만여명 학살 추모탑등을 방문하고 28명의 동방정교회 신자들에게 시복할 예정이다.
정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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