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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개벽(開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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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개벽(開闢)

입력
2001.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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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6월25일한국 최초의 월간 종합지 ‘개벽(開闢)’이 창간됐다.발행인 이두성, 편집인 이돈화. 천도교를 배경으로 출발한 이 잡지는 일제에 대한 항쟁을 그기본 노선으로 삼고, 평등주의에 입각한 사회 개조와 민족문화의 창달을 표방했다. 그래서 이 잡지는 발행 기간 내내 일제 탄압의 표적이 됐다.

81년 전 오늘발행된 창간호부터 총독부의 비위를 거슬러 압수되기 시작한 ‘개벽’은 1926년 8월1일에 나온 72호를 끝으로 강제 폐간되기 까지 발매금지(압수)34회, 정간 1회, 벌금 1회의 수난을 당했다.

그러나 이 잡지는 바로 그런 수난의 역사를 통해서 조선 민중에게 자주의식ㆍ자유사상ㆍ독립정신을 크게 고취했다. 이 잡지는 문학사적으로도 의의가 크다.

김기진 박영희 현진건이상화 염상섭 최서해 등 사회주의적 또는 동반자 작가적 성향을 지닌 문인들이 ‘개벽’을 둥지로 삼아 자신들의 문학적 이력을 시작했다.

‘개벽’은 천지가처음 열린다는 뜻이지만 흔히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은유한다. 한국의 몇몇 소수 종교들은 이 개벽을 역사관의 밑받침으로 삼는다.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지배하는 자와 지배 받는 자 사이의 모순으로 점철된 선천시대가 언젠가 끝나고, 자유ㆍ평등ㆍ풍요가 넘치는 후천시대가 열린다고 보는 이른바 개벽사상이 그것이다. 선천 시대에서 후천시대로 넘어가는 교체기가 소위 말세다.

이 말세에는 선천 5만년 동안 싸인 모든 원한들이 해원을 위해 일시에터져 나와 극심한 혼란과 자연재해, 괴질이 세상을 엄습한다.

미륵 불교, 동학, 증산교, 정도교, 동방교, 용화교 등의 종파들이 공유하고 있는이 개벽 사상은 기존 사회에서 억눌리고 따돌려진 민중의 한과 원망이 신비주의의 옷을 입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종석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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