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일본에서 특급우편이 왔다. 일본 참의원 선거를 위한 투표용지가 들어 있는연하고 푸른 봉투였다.일본에서는 고이즈미(小泉純一郞) 총리취임 이래 첫번째 국정선거인 제19회참의원 선거가 7월에 실시된다. 80%를 넘는 높은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이번 선거에 어떤영향을 미칠 것인지 가 흥미진진하다.
바깥에서 살다보니 일본의 정치에대해 예민하게 느낄때가 많고 새로운 측면도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다.
8년 전 미국에 잠깐 머물 때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는 탓인지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컸지만 한국에서는 그리움보다는 양국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
1998년 김대중대통령의 취임으로 한일관계는 극적으로 호전되었다. 일본 대중문화가 단계적으로 개방됐고서울시내에서 일본식 식당이급증하는 현상도 나타났다.그러나 최근 들어 다시 한일관계에어둠이 깔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식 참배발언,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북방 영토 내에서한국어선 조업문제 등 한일 양국을둘러싼 갈등이 요즘들어 속속 터져 나오고있다.
이러한 문제가 제기될때마다 한국에 살고있는 일본인이라면 당연히 걱정을 하게 된다.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감정이점점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아닌가 하는 우려에서다.
다행히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민간차원의 한일교류가 양국 갈등을 다소 완화시키고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일관계가한단계 발전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여전히 교과서문제나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의 갈등 요인이 몇 년을 주기로한국인의 감정을 자극하고있다.
이는 한국인의 감정을 대변하거나 한국에 대한 인식을 올바르게 전해주는 일본인이 많지 않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외국에서유학중인 한국인 유학생수와 한국에서 유학하고 있는외국인 유학생수의 격차가 25대1이라는 보도가있었다.
한국에서 유학하는 외국인 가운데일본인이 가장 많다고는 하지만 겨우 1,600명선이다. 일본에 유학중인 한국유학생수 1만2,700명에 비하면격차가 너무나 크다. 한국을 잘이해하는 외국인이 적으면 결국 한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굳어질 수 있다.
정치인을 비롯한일본 엘리트 층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옛날과크게 달라지지 않고있는 것 같다.
한국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한국인의 감정을 잘아는 일본인이 많이있다면 역사교과서 왜곡 등의 문제가되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한국인과 똑 같은 사고방식을 일본인에게 심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한일 양국간 갈등의 원인은 서로가마음을 열고 대화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고본다.
자기 주장만을 고집, 악감정을 키우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 다른 입장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는 환경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내가 잘아는 사람이 어느야당의 추천을 받아이번 참의원선거에 나선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는 최근까지 한국에서 언어를 배우고 관광사업분야에서 인턴으로 일을한 사람이다.
만약 당선된다면 그가 한일간의 가교역할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이번 선거에서는 한국에 살고있는 일본인으로서 의무감을 갖고 한일관계 우호친선에 도움이되는 정당에 투표할 생각이다. 작은한 표가 한일 양국의 미래를 밝게 했으면좋겠다.
후카노 쇼오이치 (서울대 국제지역원 한국학전공/일본 NHK 라디오 서울통신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