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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상선 침범당일 軍'휴무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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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상선 침범당일 軍'휴무일'이었다

입력
2001.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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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일치였을까…’북한 상선이 우리 영해를 분단 이후 첫 침범하던 지난 2일은 공교롭게도 군이 ‘훈련휴무일’로 지정, 군 수뇌부뿐 아니라 상당수 작전 분야 장교들이 골프를 치거나 집에서 쉬는 바람에 적기대응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이날 낮12시35분께 북한의 령군봉호가 제주 인근 영해를 침범한 사실이 발견됐는데도 군의 위기조치반은 또 다른 북한 상선인 백마강호가 영해에 들어온 후인 오후 7시30분에야 가동돼 7시간 가까이 작전 준비태세 확립에 차질을 빚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2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합참은 지난달 22~26일 북한의 남침에 대비한 모의 가상 전쟁 훈련을 실시한 뒤 ‘3일 이상 철야 근무를 할 경우 하루를 휴무토록 한다’는 자체 규정에 따라 토요일인 2일을 휴무일로 정했다.

이 때문에 작전을 총책임지고있는 합참 작전본부의 경우 해상 작전과장과 작전부장 등 주요 지휘선상의 간부들은 오전부터 나와 근무를 했지만 일부 영관급 장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일선 부대에서도 필수요원만 출근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골프를 친 군 간부들은 서울 태릉과 경기 성남 남성대 등 전국 26개 군 골프장에서 1,000여명에 달했던 것으로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예하 부대에서는 지휘관도 없이 실무자들만 자리를 지켰으며 오후7시30분 위기조치반이 가동된 뒤에야 대부분이 부대로 복귀했고 일부는 아예 복귀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공교롭게도 이날이 훈련휴무일로 지정돼 일이 더 꼬인 것 같다”며 “군수뇌부들이 골프를 치지 않았거나 골프를 중단하고 복귀해 정전후 처음으로 북한 상선이 우리 영해를 침범한 사실을 보다 신중하게 판단, 보다빨리 대처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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