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들이 개도국 상류층 공략에 나섰다.‘한국제품=저가품’인식 탈피를 위해 선진국 보다는 먼저 중국 인도 중동 등 ‘제 3시장’의 부유층의 안방부터 파고 들어 간다는 ‘노블(Noble) 마케팅 전략’이다.
중국과 인도는 평균 소득수준으론 개도국 혹은 후진국으로 분류되지만, 워낙 인구가 많고 빈부차가 심해 부유층의 절대규모도 많다.
중국과 인도는 고소득계층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보다도 많은 5,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돼 이들의 잠재 구매력은 우리나라 내수시장을 압도하는 실정이다.
▼인도
당초 인도의 상류층 가전시장은 일본 소니의 텃밭. 여기에 LG전자가 인도 1인당 국민소득(440달러)의 3배에 가까운 1,200달러대 완전평면 TV ‘플라트론’으로도 전장을 냈다.
소니보다 가격이 5%나 비쌌지만, 품질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확실한 고가(高價)전략으로 LG전자는 40%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 100%에 가까웠던 소니의 점유율을 50%대로 끌어내렸다. LG전자 관계자는 “상류층에겐 품질만 뒷받침되면 오히려 고가전략이 훨씬 잘 먹혀 들어간다”고말했다.
▼중국
삼성전자는 이 달부터 중국에서 가격이 중국 1인당 소득(800달러선)의 3배,일반 냉장고의 10배 수준인 2,500달러 안팎의 최고급 양문(兩門)형 지펠냉장고 생산 및 판매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양문형 고급냉장고는 지금까지 GE와 월풀 등 세계적 메이커들이 주도해왔다”며 “중국인들의 음식보관 습관과 주거환경, 선호색상에 맞는 ‘중국형 지펠냉장고’를연내 개발해 중국의 고급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말했다.
대우전자도 중국에 고가의 벽걸이용 PDP TV 수출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동
국내 가전업체들이 최근 집중공략하고 있는 지역은 중동. ‘오일달러’가 넘치는데다 디지털 열풍이 거세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두께 7.8cm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40인치 벽걸이TV를 무려 1만달러 가격에 중동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특히 금(金)을 선호하는 중동의 귀족과 부호들의 성향을 감안, 앞으론 금색도장 40인치 PDP TV를 기존 제품보다 10%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중동지역 왕족들이 선호하는 낙타 경주대회 후원, 사교클럽 지원, 골프대회 개최 등 인지도 제고를 위한 ‘귀족 마케팅’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22일 중동의 교두보 두바이에 MP3플레이어, 24인치 TFT-LCD 모니터, GMS휴대폰등을 전시하고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전시관’을 개설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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