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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장은 기고, 물가는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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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장은 기고, 물가는 뛴다

입력
2001.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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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예상보다 잘 안 풀려 앞으로 국민들의 생활이 더욱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성장은 더딘 반면 물가는 크게 오를 전망이기 때문이다.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5.8%에 훨씬 못 미치는 3.8%, 물가상승률은 목표 치인 3.7%를 크게 뛰어넘는 4.4%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경상수지 흑자는 당초 45억 달러에서 130억 달러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지만, 이는 수입의 격감에 따른 것이어서 실제 얼마나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지 계량하기가 힘들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국내 다른 연구기관들과 비교해서 가장 낮은 수준이고, 6개월 전보다 1.5%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경기 회복의 조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등 해외 경제의 부진으로 수출이 줄고, 투자가 늘지 않고 있으며, 소비도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요인들이 쉽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한은은 하반기에 갈수록 경기 회복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비관은 금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최상의 시나리오일 뿐이다.

우선 미국 경제가 하반기부터 다소 살아날 것을 전제로 한 예측이지만,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말 미국 경제의 조기 회복을 믿고 우리 경제 전망치를 내놓았다가 이번에 수정한 것인데, 무엇을 근거로 또다시 전과 같은 가정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대우자동차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부실 대기업의 원만한 처리도 낙관하기 쉽지가 않다. 여기에 불안정한 노사관계와 잠복 대기중인 물가 불안 요소, 예측이 어려운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등이 함께 섞여 있어 한은 전망대로 연말에 가면 경기가 많이 좋아질지 의문시된다.

2월까지 4대 부문 개혁이 일단 마무리되면 2ㆍ4분기부터는 경기가 회복세로 들어갈 것이라던 정부의 장담이 현재 어떻게 되고 있는지를 보면 앞으로의 길이 얼마나 험난할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세계 경제가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예외일 수는 없다. 또 저 성장ㆍ 고 물가 구조에서 정부 정책은 많은 제한을 받는다.

그렇다고 천수답처럼 언제까지나 외부 환경을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 안으로는 체질을 개선하고, 밖으로는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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