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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바 G8 '세계화 격전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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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바 G8 '세계화 격전場'

입력
2001.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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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0~22일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이 열리는 이탈리아의 항구도시 제노바가 반 세계화 연합시위대와 각 정부기관 간 최대 격전장으로 떠올랐다.1999년 미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 총회,14~15일 스웨덴 예테보리 유럽연합(EU) 정상회담 등에서 치열한 ‘전투’ 를 치른 양측은 이번 ‘제노바 대회전’ 에서 승부를 가려보겠다는 태세다.

미 당국은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에 주둔하고 있는 제6함대의 엔터프라이즈호를현지에 급파키로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회담기간 중 이 항모 선상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1,800여명의 각국 대표단은 프랑스에서 건조된호화유람선 ‘유러피언비전’을 항구에 정박시켜 숙소로 삼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6,000여명의 취재기자 역시 인근 항구에 정박하고 있는 페리호에 묵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시위대는 이번 G8 회담을 그동안 계속된 반 세계화 운동의 절정으로삼는다는 계획이다. 시위를 주도하게 될 ‘야 바스타(Ya Basta!)’ 라는 이탈리아 무정부 단체와반 세계화 단체의 대표격인 ‘화이트오버럴스(White Overalls)’, 영국의 ‘웜블(Womble)’ 및 유럽ㆍ북미의 각 단체들은17일 제노바 현지에서 회동, 최대 10만명의 시위대를 모아 반드시 G8 회담을 원천봉쇄키로 결의했다.

이들은 암호화한 명령체계로 인터넷과e_메일을 이용, 정부의 진압에 앞서 시위를 초기에 전개하기 위한 세부작전을 이미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국인 이탈리아 당국이 마련하고 있는 치안대책은 계엄령을 방불케 한다.18~22일 5일간 공항 및 항구를 폐쇄키로 한 데 이어 인근 주요 기차역 두곳과 고가철로, 도심으로 들어오는 자동차도로를 전면통제, 제노바를주변에서 아예 고립시키기로 했다.

‘적색지역(red zone)’ 으로 지정된 도심에선 이 기간 중 상점, 시장, 술집, 음식점 등이문을 닫고, 쓰레기 조차 5일간 수거하지 않는다.

회담기간 중에는 필수분야에서 일하는 공무원과 경찰의 비표를 받은 사람만이 왕래가 허용되며, 모든 공공집회, 포스터 부착, 전단배포, 행상 등이 금지된다. 정상회담에 앞서18~19일 열기로 한 G8 외무장관 회담은 개최지를 로마로 옮겨버렸다.

지난달 총선 승리 이후 첫 국제대회를 치르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150만 달러를 투입해 시위대를 위한 별도의 ‘환영센터(welcome center)’ 를 설치하는 한편, G8 회담에앞서 로마에서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참석하는 ‘빈국 정상회담’ 개최를 고려하는 등 반세계화 세력을 달래는데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합시위대 산하기구인 ‘제노바 사회포럼(Genoa Social Forum)’ 은 “헌법상 시위할 수 있는 권리를 봉쇄하는 정부에분노한다”며 “그들이우리에게 광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힘으로 빼앗을 것이다” 라고 밝혔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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