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매각 협상이 부평공장 처리를 비롯한 인수범위 및 조건을 둘러싸고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제너럴모터스(GM)측은 최근 ‘공은 한국 측에 넘어갔다’는 듯 그 동안의 끈질긴 침묵과는 달리 곳곳에서 대우차에 대한 언급을 흘리며 협상 타결을 재촉하는 듯한 모습이다.
반면, 우리측은 초기의 낙관과 달리 신중하게 ‘입조심’을 하며 ‘모종의 결심’을앞둔 대조적인 분위기다.
리처드 웨고너 GM 최고경영책임자(CEO)는최근 “대우차를 인수하면 아ㆍ태 지역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GM이 이 지역 시장점유율을 현재 4%에서 2004년 10%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대우 차종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 다른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하기에 적합하고 대우차는 훌륭한 디자인 능력과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인수 후 전략적 입장까지 표명하고 나섰다.
그는 부평공장 인수 여부와 관련된 대우차의 미국 판매 문제에 대해 “대우차 인수는 여타 시장 진출과 함께 값싼 차종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데 활용할 목적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이는 그동안 GM측이 흘렸던 ‘대우차 미국 판매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는 ‘미국 판매는 미정이다’라는 입장과는 달라 부평공장 인수에 관해 ‘긍정적 입장’을 우리측에 전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반면, 우리측은 신중한자세로 돌아섰다.
장재식(張在植) 산자부장관은 21일 “대우차 매각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값을 받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앞서 19일 이근영(李瑾榮) 금감원장도 “대우차 협상은 초기단계로 그처럼 큰 딜이 한 달 내 성사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양해각서(MOU) 체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최종타결까지 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양측의 이 같은 대조적모습과 관련, 업계 관계자는 “GM측이 주 초부터 재개된 2차 접촉에서 부평공장 처리문제를 포함한 인수범위, 가격, 지원조건 등 기본적 입장을 우리측에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측의 신중한 모습은 최근 대우자동차의 경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GM측이 부평공장 인수를 지렛대로 삼아 제시한 가격이나 지원 조건이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인데 따른 고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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