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하나만 더 넘으면 무지개가 보인다.’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올 하반기경제 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상황이 3ㆍ4분기를 고비로 개선되기 시작, 내년부터는 잠재성장률(연간 5~6%)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1ㆍ4분기 3.7%(전년동기 대비)에 이어 2ㆍ4분기 3.3%, 3ㆍ4분기 3.0%로 떨어졌다가 4ㆍ4분기에는 5.1%로 상승할 것으로 진단했다. 경기가 3ㆍ4분기에 바닥을찍고 4ㆍ4분기부터 V자형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3ㆍ4분기 성장이3.0%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은 지난 해 같은 기간 성장률(9.2%)이 높았던데 따른 상대적 수치일 뿐 기조상으로는 올 2ㆍ4분기보다 상승할 가능성이크다고 밝혔다.
물론 한은의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예상치(3.8%)는 최근 발표된 국책연구원 및 민간연구기관들의 예상을 훨씬 밑도는 것이다. 연간 성장률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KIET)은4.3%, 금융연구원은 4.5%, 삼성경제연구소는 4.6%의 전망치를 제시한 바 있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은실물경제 둔화추이와 함께 당분간 대외 여건이 개선될 조짐이 뚜렷하지 않다는데 기인하고 있다.
전철환(全哲煥)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미국 경제가 본격 회복하려면 상당한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예상되고 일본 경제의 침체 지속, 유럽 경제의 둔화 조짐 등으로 대외 여건이 단기간에 크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날 내놓은 경제 전망이 대우차, 하이닉스반도체 등 부실 대기업 처리가 원만히 이뤄진다는 가정에 따른 것으로 자칫 이들 기업처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성장률 추가 하락은 물론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은이 지난해 말 올해 성장률을 지나치게 낙관적(당초 5.3%)으로 예상했다가 6개월만에 전망치를 무려 1.5%포인트나 낮춘 것은 예측능력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성태(李成太)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해 말에는 미국경제가 올해 중반부터는 회복될 것이라는 국제 경제기관들의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며 한은은 이 같은 시각을 토대로 올해 성장률도 5.3%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고 있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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