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애파란만장하게 살다 간 혁명가의 생애를 읽으면서, 우리는 한 시대의 격정과 미래를향한 통찰을 만나게 된다.
러시아 혁명가 트로츠키(1879~1940)의 자서전 ‘나의 생애’를지금 다시 읽는 것은, 따라서 ‘희미한옛사랑의 그림자’를 떠올리는 시대 착오가 아니다.
그가 레닌과 더불어 건설했던 사회주의 소련이 붕괴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억압받는계급의 최선두에 서서, 그리고 계급내 민주주의를 옹호하며 싸웠던 그의 사상 ‘영구혁명론’은 죽지 않았다.
오히려 오늘날 유럽의 진보적 세력들은트로츠키가 강조한 혁명 이후의 민주주의, 그것을 향한 영원한 투쟁을 실업ㆍ인권ㆍ생태 등 21세기 인류의 과제에 대입하고 있다.
트로츠키의 자서전 ‘나의 생애’가국내 처음으로 번역됐다. 상ㆍ하 두 권인데, 하권은 7월 말 나올 예정이다.
그는 1929년 터키의 외딴 섬 프린키포에서‘나의 생애’를 탈고했다. 그때가 50세, 스탈린에 의해 추방돼각국을 전전하던 시절이다.
그 전부터 유배, 탈출, 혁명, 투쟁의 고단한 길을 걸어온 그는 이 자서전이 출판되고 10년 뒤 멕시코에서 스탈린이보낸 암살자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트로츠키는 1905년과 1917년 1ㆍ2차 러시아혁명의 격동기와 레닌 사후 벌어진 당내 투쟁, 그리고 혁명가로서의자기완성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책은 1930년 영ㆍ독ㆍ불ㆍ러시아어로 동시출간됐지만 한국어로는 70년이 지나이제야 번역됐다. 명문장가이기도 했던 트로츠키의 훌륭한 글솜씨로 쓰여진 소설처럼 박진감 넘치는 자서전이다. 번역자 박광순씨는 “번역하는동안 트로츠키의 인간적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말했다.
트로츠키지음ㆍ범우사 발행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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