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자주국방’ 바람이 거세지고있다. 1999년 코소보 군사작전 당시 미국의존도를 실감한 유럽연합(EU)은독자적인 군사위성 개발을 비롯, 미사일 제작 등 공동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특히 신속 대응군 이동을 위한 군수송기 구매량 할당에대해서도 관련국이 9월까지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여 2003년으로 예정된 신속 대응군 창설계획도 힘을 얻고 있다.
▼유럽 방위는 유럽인의 손으로
영국 프랑스 스웨덴 등 3개국은 20일 독일 등이 공동 제작한 ‘유로파이터’등 최신예 전투기에 2008년까지 탑재할 차세대 미사일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에 공식 서명했다.
3개국은 ‘미티어’(유성) 미사일 개발계획을 위해전체 개발 비용의 약 57%를 부담하기로 공식 합의했으며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도 내부 승인절차가 끝나는 대로 합류할 방침이다.
이처럼 유럽연합(EU)은 그 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미국에 의존하던 방위전략에서 탈피해 독자적인 국방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 유럽의회가 신속대응군 지원과 유로화 방어를 위해 독자적인 정보기구 창설을 제의한데 이어 16일부터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에어쇼에서는 EU 국가들이 비공식 회의를잇따라 갖고 그 첫 단계로 군사 위성망 구축을 위한 실행안을 마련했다.
먼저 EU 집행위원회는 20일 미국의 지구 위치 추적 위성인 GPS에 대항하는 갈릴레오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공동기업을 설립하자고공식 제안했다.
2007년 활용을 목표로 유럽항공청과 1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이 계획은 최소 10년 이상의 수명을 지닌 위성 30개를 띄워전세계에서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는 것으로 실용화할 경우 현재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미국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논의에서는 신속 대응군 병력 수송용 항공기인 에어버스의 A400기 구입숫자에 대해서도 당초 229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총 200대 수준에서각국에 할당하기로 한 양해각서(MOU)를 공개하고 9월까지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한계와 전망
이와 같은 유럽의 공동계획은 과학기술수준을 고려하면 실현가능성이 크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데다무엇보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 예산확보가 불투명, 전망이 밝지는 않다.
특히 독자적인 군사위성 구축을 위해 해마다20억 달러를 쏟아 부어야 하지만 관련국들은 눈치를 살피며 선뜻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은 군사위성분야에 125억 달러를 투자한 반면유럽은 8억 달러에 그쳤다.
1990년 중반까지 유럽 위성기술분야를 선도하면서 해마다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온 프랑스조차 예산을 절반으로 삭감했고A400 항공기 73대를 할당 받은 독일도 51대로 줄일 계획이며 이 마저 구매대금 30억 파운드가 없어 연계 차관을 얻어야 할 형편이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회가아니면 영원히 미국에 군사적으로 종속된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군수산업을 활성화하려는 속셈이 맞물리면서 유럽 각국은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선 신속 대응군 활동범위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터키를 달래기 위해 25~26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외무장관회담에서 노르웨이 폴란드 헝가리등 비EU나토회원국과 EU 사이에 안보협의 채널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美 우주군 2개부대 창설
미국은 올 초 우주군사력 강화의 하나로 상업ㆍ군사용 인공위성 등 우주 시설물 보호를 위해 두 개의 우주 방위 중대를 창설했다고 에드워드 앤더슨 우주사령부 부사령관이20일 밝혔다.
앤더슨 부사령관은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의 우주 시설물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해 2개 부대를 창설했으며 각각 ▦효과적인 우주전 수행을 위한기술 개발ㆍ시험 ▦우주 모의전에서 적군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그는 콜로라도주 피터슨 공군기지의 76 우주통제중대는 적군의 위성 공격에 대항하는기술 개발과 시험에 주력하며, 쉬리버 공군기지의 527 우주공격중대는 모의 우주전에서 적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우주 방위 부대 창설이 위성 보호를 위한 공격용 무기 개발, 우주전략 수립 계통 단일화 등 지난 달 초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이 발표한미국의 새 군사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우주사령부는물감 공(paintball)이나 광선을 발사해 적 인공위성을 무력화하는 첨단 우주장비 개발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 사령부 정책입안 담당 척 카핀터 대령은 이날 “적 인공위성을 일시 교란시킬목적의 첨단 장비 개발 개념이 수립된 상태”라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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