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신(金東信) 국방 장관과 조영길(曺永吉) 합참의장, 장정길(張正吉) 해군참모총장등이 지난 2일 북한상선의 영해 침범 사실을 보고 받고도 골프를 강행, 군이 초기대응에실패한 것으로 드러나 ‘군 수뇌부 집단 골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특히 북한 상선이 버젓이 영해에 들어와 있는 데도 군 수뇌부가 지휘봉을 놓아 한동안상황보고도 차질을 빚은 것으로 밝혀지고, 청와대가 골프파문에 대한 진상 확인에 나서 관련자 문책 여부가 주목된다.
21일 국방부와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장관, 조 의장 등 수뇌부는 지난 2일오전 11시43분께 북한의 청진2호가 경남 울산 앞 공해상에서 영해 진입을 시도하고 낮 12시35분께는 령군봉호가 제주 해협 인근에서 발견됐다는사실을 보고 받았으나 골프를 강행하는 바람에 적기 대응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령군봉호에 이어 이날 오후 7시10분께 백마강호가 남해안 영해에서 발견되는등 북한상선이 잇따라 영행를 침범했으나 군은 이를 막는 데 실패했다.
또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정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열렸는 데도 국방부는 북한상선의 영해 진입 사실을 보고조차하지 않아 정부차원의 대응책 마련에도 차질을 빚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방부는 북한상선 침범에 대한 청와대 보고도 2일 오후 5시에야실무선에서 해 왔다”며 ”이는 군 수뇌부의 골프강행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김장관은 이날 골프 시작 전에 국방부에 들러 초기대응을지시한 뒤 골프장으로 향했고, 실질적인 작전권자인 조 의장은 라운딩 도중 령군봉호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만일의사태에 대비, 작전태세에 돌입하라”고 지시한 뒤 골프를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사태가 확산되던 3일에도 골프 라운딩을 하고, 조 의장은 2일 저녁함참 지휘본부로 복귀하지 않고 공관으로 직행한 것으로 드러나 지휘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상선의 첫 영해침범이후 28시간이지나 이 선박들이 거의 영해를 빠져 나간 3일 오후 5시께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가안전보장 회의가 열려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은“군 수뇌부들이 골프장에 있지 않고 상황실 등에서 상황 판단을 했더라면 북한 상선의 영해침범과 관련해 이처럼 일방적으로 북한에양보하지도, 안보논쟁이 불붙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혁범 기자
황양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