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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정쟁' 강박관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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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정쟁' 강박관념

입력
2001.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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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대지에 비가 내려가뭄이 해갈되어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촉촉이 내린 비는가뭄을 이유로 정쟁중단을 선언했던 정치권을 다시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이번 정쟁의 주제는북한이 제공한 것이다. 즉북한상선의 영해 및북방한계선 침범을 놓고야당은 주권포기라면서 국방장관에 대한 해임안 제출까지 검토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동시에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시 북한 선박의 영해통과에 대한 이면합의설을 주장하기도 한다.우리 해군함정과 북한상선과의 교신내용 유출을둘러싼 논쟁도 가지치기를 거듭하여 기무사까지 개입하게 되었다.

그러나만일 우리 군이북한상선을 나포하거나 총격을가하였다면 지금 어떠한상황이 전개되고 있을지를 상상해보자.아마도 남북 관계는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은고사하고 과거보다 더악화되었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국제사회로부터 민간선박에 대해군사적 행동을 한국가로 낙인찍혀 온갖비난을 감수할 수밖에없는 처지에 놓여있을 것이다.

북한당국이 김 위원장의 답방문제를 포함하여 답보상태에 있는 남북간의 현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영해침범 등을 하는 것이의도적인지는 알 수없으나 잘못된 것임은말할 필요도 없다.

결과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되기는 커녕 남북화해에 체질적으로 반대하는 일부 세력의입지를 강화시켜준 꼴이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문제를 두고정치권이 정쟁을 벌이는것은 작년의 6ㆍ15 공동선언이후 앞으로 남과 북이지향하여야 할 평화공존과 통일이라는 민족의 미래를위해서는 도움이 되지않는다.

야당의 입장에서는 남북 관계의 발전을위하여 전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집권투쟁에 불리하다고 판단할지 모르나 전체 국익에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직시하여야 한다.

북한상선이 북방한계선을 넘어 다니고영해를 통과하였다고 해서나라가 망하는 것도아니다. 남과 북양측 민간선박이 이용한다면 나쁠 것도 없다.

결국이 문제는 여야간의 정쟁으로 해결될 문제가아니라 남북 당국간의 교섭을 통하여 합의를이끌어 내야 할 사안이다. 남북대화가 불가피하고도 필요한 하나의예이다.

여당이 이번사건에 대하여 앞으로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약속하였는데 적절한 방법으로 보이기 보다 어쩐지 불안하다.

여당은 야당공세를 피하기 위한 도피적방법이 아니라 북한과합리적 해결방법을 모색하겠다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현상타파의 개혁보다는 수구를 원하는정치세력이 때맞춰 제기되는 돌출적 사건에 반색을하는 것은 이러한사건들이 정략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정치권이 다른중요한 사안을 지지부진한 상태로 방치한 것과비교하여 균형도 맞지않는다.

우리정치인들이 이해하는 정치는여야가 사사건건 대립하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의정치이다. 그리고 정권쟁취가 정치의 시작이고 끝이라는 쟁탈의식 속에서 살고있는 것 같다.

여기에다가 선거가 지역감정으로 결판나는 국민들의 정치의식으로 인하여여론불감증까지 겹쳐있다. 언제나 대결적인 여야 정치인들이 자금세탁방지법안에서 정치자금을 대상범죄에서 제외하고 싶어하는 것에서 알수 있듯이 여론을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이제 공지의 사실이되었다.

우리사회에는 남북간은 물론이고 인종갈등과 같은 동서간의 지역감정이라는 벽이 존재하고 있다.그리고 대안적 사고를이데올로기적으로 짓눌러 사회를통제하려는 수구세력의 시도는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긴장완화와 갈등해소보다 긴장강화와 갈등증폭을 위해 전념하는 듯한 정치와 정치인이 두렵다.

朴 相 基ㆍ연세대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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