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의자존심을 건드려라.’정보통신업계에 경쟁업체의자존심을 건드리는 마케팅전이 치열하다. 일명 ‘트로이목마’ 마케팅으로 불리는이 방법은 대담하게 경쟁업체 건물에 홍보물을 설치하거나 정면에 대리점을 개설해 직원들을 심리적으로 불편하게 만든다.
대표적인 곳이 인터넷포털업체인 야후코리아. 이 업체는 경쟁사이트인 MSN을 운영하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입주한 서울 삼성동 포스코빌딩 지하에 자사 홍보센터인‘버거킹 야후존’을 지난달 개설했다.
버거킹 야후존은 야후가외식업체인 버거킹과 손잡고 매장 한 켠에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시설이다.
따라서 점심식사 시간이나 휴식시간에 이곳을 찾는MS직원들은 싫든 좋든 야후의 로고와 선전물을 접할 수 밖에 없다.
야후는 경쟁업체인 라이코스코리아사옥 바로 앞에도 ‘야후 벤치’를 마련해 라이코스 직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있다.
야후 벤치는 길 가던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야후와 서초구청이 공동으로 마련한 의자로 야후를 상징하는색깔과 로고로 가득하다.
야후 관계자는 “고의로경쟁업체들을 찾아다니며 홍보물을 설치한 것은 아니고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밝혔으나 “경쟁업체 직원들이 불편할 수 있을 것”이라며심리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이에 질세라 MS도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에 위치한 ‘버거킹 야후존’ 근처에 맥도널드 햄버거와손잡고 야후존과 같은 역할을 하는 ‘맥도널드 MSN존’을최근 설치했다.
또 라이코스코리아와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개발업체인 사이버뱅크와 제휴를체결, 라이코스코리아 건물에 MSN을 알리는 광고가 붙게 됐다.
이동통신서비스업체인KTF는 서울 종로1가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 맞은편에 대리점을 개설했다. SK텔레콤 직원들은 예전의 무과수제과 자리에 문을 연 KTF대리점을“신경전을 벌이겠다는 경쟁업체의 의도”로 보고 있다.
MS의 권찬 부장은이 같은 트로이목마 마케팅에 대해 “당장 실익은 없을 지라도 경쟁업체 직원들에게 심리적 압박과 부담을 준다는 측면에서심리적 효과는 적지않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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