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일보 26면에 난 ‘비타민C DNA 파괴ㆍ암유발 논란’이라는 기사에 대해 몇 가지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싶다.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신경과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그리고 ‘신비로운비타민C’라는 책의 저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 언론이 보도한 ‘비타민C 유해론’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다. 한국 언론은 미국의 AP통신과로이터통신의 기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마치 비타민C가 암을 유발하는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그것은 인용된 논문의 내용은 물론 진실과는 커다란차이가 있다.
기사는 15일에 발간된 ‘저널 사이언스’에실려 있는 논문을 인용했으나 그 논문에는 비타민C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는 나와 있지 않다.
책임 연구자인 이안블레어 조차 “절대 비타민C가 암을 일으킨다고 쓰지 말라”고 인터뷰에서 밝힌바 있다.
그 논문은 생물학 논문도아니고 의학 논문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비타민C와 산화지방을 시험관에 넣고 반응을 시켜서 얻은 결과에 대한 논문일 뿐이다.
비타민C와 같은 항산화제는 체내에서 유해산소를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논문은 엉뚱하게도 비타민C가 존재하면 생겨나지도 않을 물질을 과량으로 만들어 넣고 여기에 비타민C를 투입해 실험한 결과다. 한 마디로 생체 내의환경을 완전히 무시한 실험이라는 것이다.
또 실험에 사용된 산화지방은 정상적인 인체 내에서의 농도보다 1만 배나 높은양이다. 게다가 산화지방을 비타민C와 함께 섭씨 37도의 시험관 속에서 두시간이나 두었다.
산화반응이란 것은 초 단위도 길다. 더구나 인체 내에서산화지방이 비타민C와 두 시간씩 반응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
사람은 단순한 세포도 아니고 시험관 속의 시약도 아니다. 사람에 대한 객관적관찰을 토대로 실험을 진행해야지 단순한 실험 결과를 사람 몸에 적용시켜서는 안된다.
AP는 처음에 ‘비타민C 보충제가 DNA를 손상시킬 수 있다’라고 쓴 기사제목을 4시간 뒤에 ‘실험실의 연구가 비타민C의 위험성을 찾다’로수정했고 로이터도 관련 보도를 수정했다.
그런데 한국 언론은 오히려 더 과장해서 보도했다. 이번 기사는 원래의 논문이나미국 언론의 기사를 차근히 살펴본 후에 보도했어야 옳았다고 생각한다.
/ 하병근ㆍ미국오하이오 콜롬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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