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관광公,사업참여 의미- 좌초면한 금강산號 '정경분리훼손'역풍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관광公,사업참여 의미- 좌초면한 금강산號 '정경분리훼손'역풍

입력
2001.06.21 00:00
0 0

한국관광공사의 금강산 관광사업 참여는 현 남북상황을 고려해 취해진 고육지책이지만 정경분리 원칙 훼손 등 적지않은 역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정부가 여론의 역풍을 무릅쓰고 공기업인 관광공사의 참여를 결정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좌초위기에 처한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회생시키려는 것이다. 같은 계열사인 현대상선도 외면하는 사업에 공기업 참여라는 ‘산소 마스크’를 댐으로 써민간기업 참여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두번째는 막혀있는 남북 당국간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그간 북미관계 중단과 금강산 사업의파행운영을 남북관계 경색의 이유로 꼽아온 정부는 현대측이 미지급한 관광대가금 2,200만달러 등 현안을 조속히 매듭짓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대북정책을 추진한다는 정경분리 원칙의 훼손을 감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경분리원칙은 정치권이 기업에 남북경협을 강요하거나 가로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에서 비롯됐다”며 “정부가 대북사업을 진행하는 업체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공사의 참여는 정경분리 원칙의 훼손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면 타당한 얘기지만 “민간기업이 수익성을 기반으로 대북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누누이 강조해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발언이 이번 사안에 반영됐다고 보는 국민은 드물다.

대화재개라는 정부의 단기목표에 따라 정부 보조금을 받는 공사의 참여가 결정됐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즉 이번 사안은 정치적 고려가 경제적 원칙을 압도한 전례로 남을 것이다.

정부가 더욱 곤혹스러운 대목은 이번 사업의 수익성이 여전히 불투명 하다는데 있다. 이동복(李東馥) 전 의원은 “문제는 금강산 관광이 상품성이 별로 없다는데 있다”며 “이러한 사업에 공기업이 투입된 것은 또 다른 ‘퍼주기 정책’이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와 현대아산은 육로관광, 관광대가금 조정 등을 골자로 한 북한과의 합의로 수익성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민간기업들은 이에 대해 수긍하는 눈치가 아니다.

설사 수익성이 좋아지더라도 앞으로 상당기간 적자를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그래서 경제계는 현대와 관광공사의 금융기관 대출 전망을 낙관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가 쉽게 헤어나오지 못할 수렁에 발을 디뎌 국민의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나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상정된다.

크게 볼 때 정경분리 원칙은 지고지순의 가치는 아니다. 이 원칙도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나온 하나의 방침일 뿐이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사업이 호전되지 않을 때 관광공사의 참여는 현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대표적 사례로 거론될 것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김윤규·조홍규사장 일문일답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과 조홍규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금강산사업 신인도 향상을 통해 금융기관 융자나 국내외 기업 투자, 정부기관 지원 등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관광공사의 투자규모와관광대가 등 재원 조달방안은.

“공동사업을한다는 것 외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사업에 대한 실사를 벌인후 결정하겠다. 자금조달은 관광업계 투자나 남북협력기금ㆍ관광개발 기금활용도 있을 수 있다.”

-관광공사 참여로 북한과의 계약에 변화는 없나.

“북한 아태위원회와의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합작법인 설립전까지는 현대아산이 협상당사자가 될 것이다.”

-육로관광은 언제 가능한가.

“위성사진 검토결과 유실 부분 공사만 하면 6개월 이내에 속초에서 금강산까지 버스로 오갈 수 있을 정도의 도로연결이 가능할것으로 본다.”

-다른 업체들의 투자는.

“금강고려화학이가장 먼저 골프장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전달해 왔고 다른 업체들의 문의도 많다. 관광여행업계의 참여와 해외투자도 있을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