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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수뇌부 골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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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수뇌부 골프쳤다

입력
2001.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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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ㆍ차관과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지난 2일 오후 북한 상선이 제주해협 인근 영해를 침범한사실을 알고도 골프를 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특히 군의 작전을 총지휘하는 조영길(曺永吉) 합참의장은 한상선의 침범사실을 보고 받고도 골프를 강행한뒤, 합참 지휘본부로 복귀하지 않고 공관으로 직행한 것으로 드러나 지휘책임을 놓고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와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 권영효(權永孝) 국방차관, 조 합참의장은북한의 령군봉호가 영해를 침범한 뒤인 2일 오후 경기 성남의 군 골프장인 남성대에서 각각 다른 팀과 라운딩을 했다.

북한의 청진2호는 이날 오전 11시43분께 경남 울산 앞 공해상에서 영해로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이우리 군에 포착됐고, 령군봉호는 낮 12시35분께 제주 인근 영해에서 발견돼 군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 중 조 합참의장은 라운딩 직전 청진2호와 령군봉호에 대한 보고를 받고 “합참에서 계속 지켜보라”는지시만 내린 후 오후 1시30분께 전역장성들과 함께 라운딩에 들어갔다.

조 합참의장은 18홀을 모두 마친 뒤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식사를 하고오후 9시께 공관으로 돌아갔으며 또 다른 북한 상선 백마강호가 오후 7시10분께 영해를 침범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데도 합참 지휘본부에나타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오후 4시30분께 외부 인사들과의 라운딩에 뒤늦게 합류, 후반 9홀만을 돈 뒤 북한 상선이잇따라 영해에 침범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오후 9시께 국방부로 복귀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권 차관은 외부 인사들과 낮 12시께부터 골프를 시작, 18홀을 마쳤다. 군 관계자는 “국방 차관은작전의 지휘선상에 있지 않기 때문에 즉각 국방부로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조 의장은 북한 상선이 공해상에 있었고, 10노트의 느린 속도로 운항 중이어서 자정이나돼야 영해를 침범할 것으로 예상, 전역하는 장성들을 위로하기 위한 모임을 중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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