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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의 비디오 세상] 다크 프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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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의 비디오 세상] 다크 프린스

입력
2001.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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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의 단골 손님인 흡혈귀드라큘라는 아일랜드 작가 브램 스토커가 1879년에 쓴 소설의 주인공이다.그런데 이 인물이 루마니아에 실존했던 블라드 체페슈 왕자(1431~1476년)를모델로 했다는 전설이 더해져 신비로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블라드 왕자는 십자군 원정에서 투르크족을 물리친 용감한 영웅이지만, 포로들을 창에 꿰어세워두고 그 신음소리를 들으며 연회를 즐겼을 정도로 잔인했다고 한다.

그는 왜 이처럼 잔혹한 취미를 갖게 되었을까. 그의 내면을 지배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이런 의문에서 출발한 어두운 시대극이 조 체플 감독의 2000년 작 ‘다크 프린스’(Dark Prince; The true story ofDracula, 18세, 탱크홈)이다.

당시의 루마니아는 터키의 지배를받고 있었다. 귀족과 루마니아 정교회 신부들은 터키에 빌붙어 국민의 피를 빨아먹는다.

이에 몇몇 애국자가 헝가리의 도움을 받아 터키의 술탄과 대적하게된다. 터키군은 물론 루마니아 귀족에게도 공포의 대상이었던 블라드 왕자(루돌프 마틴)는 억울하게 살해당한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 술탄의 회유에넘어간 동생에 대한 회한을 안고 산다.

신앙문제도 평생 블라드를 따라다녔다.트란실바니아의 드라큘라성에서 블라드 왕자가 태어날 때 성모상이 피를 흘렸으며, 가톨릭을 믿는 리디아(제인 마치)와 결혼했고, 교황청의 원조를 받았다는사실 때문에 블라드는 루마니아 정교회로부터 끊임없이 파문 위협을 받았다.

순수한 영혼의 리디아가 블라드의 잔혹한 살인행각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사건도 블라드를 어둠 속에 가둔 원인이 된다.

핍박 받는 조국에 대한 지나친애정에 희생된 귀족. 혈연과 종교와 사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사나이.

발칸지역 특유의 흡혈귀 전설은 영혼의 안식을 찾지 못한 고독한 왕자에게영생을 추구하는 드라큘라 성격을 부여한 것이다.

비디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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