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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다임러 제휴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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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다임러 제휴 '뒷걸음'

입력
2001.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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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해 6월 세계 자동차업계 ‘빅5’로의 도약을 위해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전격적으로 체결한 전략적 제휴가 양사의 의견차이와 사업규모 축소 등으로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날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현대차는20일 다임러와 함께 30일 ‘상용차용 엔진 연구개발(R&D)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법인의 자본금은 1,000억원 규모로 양사는 50대 50의 비율로 출자하며,현대차는 공장부지,설비 등을 현물 출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제휴당시 합의했던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과 비교하면 상당히 축소된 것.

규모면에서도 합작법인(1조원 추정)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다임러는 최근 중국 남동자동차와 상용차 합작공장 설립(밴 생산)에 어느 정도 합의한 상태여서 현대차와의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에 굳이 목매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합작범위를 상용차 전체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R&D 합작법인 신설이‘상용차 합작사업’의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애써 부인하고 있다. 현대차는 21일 새 법인 설립과 관련,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현대차의 다임러에 대한지분 5% 추가인수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ㆍ기아차 정몽구(鄭夢九)회장은 최근 다임러가 현대차 지분 5%를 추가로 인수하기로 한 합의가 무산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임러가 3년후에추가지분을 인수키로 했으나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향후 지분 추가인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다임러가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던 ‘월드카’ 개발도 사실상 물건너간 상태. 현대차는 제휴당시 다임러 및 미쓰비시와 공동으로 소형차를 개발해 2002년 양산체제를 갖춘 후 5년간 세계시장에 400만~500만대를생산, 판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다임러측이 현대차와의 공동개발 자체를 부인한데 이어 현대차도 독자 노선을 선언, 사실상 월드카 공동개발은 무산된 상태다.

현대차는 내년 3월부터 독자기술로 개발된 1,000~1,100㏄급 엔진을단 독자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자동차 할부사업공동 추진도 삐걱거리고 있다. 합의 당시 양사는 현대캐피탈을 통해 국내 자동차 할부금융사업을 공동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그런데 최근 다임러 계열의 데비스(Debis)사가 국내 진출을 모색하면서 외환리스 등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사실상 현대차와의 전략적 제휴가 깨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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