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외무장관 회담은 내용상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는 긴밀한 양국 관계의 기반을 거듭 확인했다.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이후 강조해 온 ‘일본 중시’ 자세를 부각하는 한편 미사일 방어(MD) 구상에 대한 주요 동맹국의 분명한 이해를 얻어냈다.
또 일본은 고이즈미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정권의 약점으로 지적된 외교 불안의 불씨를 껐다.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무성 장관은 개인적으로 자신에 대한 경질론을잠재우는 수확을 올렸다.
다나카 장관은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과의회담에서 “일본은 MD구상을 대량파괴 무기 확산 방지로 이어 나가고 동맹국과 러시아, 중국에도 설명하면서 추진해 나간다는 부시 대통령의 방향성에공감한다”고 밝혔다.
MD와 관련한 자신의 ‘설화’를 가장 분명한 형태로 해명한 것이다. 다나카 장관은 또 “미일 동맹은 일본 외교의 기축”이라면서도“미일 안보체제가 50년을 맞은 만큼 서로 수익과 부담의 관계를 새롭게 수정해야 할 전환점에 이르렀다”고 할말을 했다.
파월 장관은 “일본의 최고 우방은미국임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을 달면서도 “미일 안보체제에서 일본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원칙적 공감을 표했다.
파월장관은 또 오키나와(沖繩) 주둔 미군의 훈련 분산 제의에 대해서도 ‘검토’를 약속, 다나카 장관의 입지를 살려 주었다.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부장관의 배석도 일본 방문 당시 회담 취소 논란을 불식시키는 무대 장치였다.
미일 양측은 교토(京都) 의정서에대해 이견을 드러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은 다나카 장관이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을 만난 자리에 직접 들려일본측을 배려하는 제스처를 내보였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이19일 다나카 장관의 방미 외교에 대해 “점수를 매기자면 100점 만점”이라고 밝혔다. 어렵게 마련된 파월 장관과의 50분짜리 회담으로 다나카장관은 참으로 많은 것을 얻은 셈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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