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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합병은행장 가리기' 본선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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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합병은행장 가리기' 본선 스타트

입력
2001.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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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색전은 끝났다. 이제 본 게임이 시작됐다.’자산 규모 170조원, 2,0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한 세계 60위권의 명실상부한 국내 리딩뱅크의 수장.‘최고의 뱅커’를 꿈꾸는 사람에게는 한번쯤 욕심을 내볼 만한 자리가 아닐까.

게다가 50%의 확률을 갖고 경쟁에 뛰어든 이들이라면 더 더욱.

후보는 오직 2명, 김상훈(金商勳) 국민은행장과 김정태(金正泰) 주택은행장. 국민ㆍ주택 합병추진위원회가 당초 “5월말까지 두 은행장이 자율적으로 합병은행장을 결정하라”고 권고했지만 애당초 가능성은 ‘제로(0%)’였다.

결국 합병추진위원회가 행장 선정작업에 본격 착수, ‘본 게임’이 시작됐다. 예정된 일정대로11월1일 합병은행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8월초~중순까지는 합병은행장 선임이 완료돼야 한다.

이제 남은 시간은 기껏해야 2개월. 과연 누가 50% 확률게임에서 승리할 것인가.

■두 후보의 ‘내가 합병은행장이 돼야 하는 이유’

“말이 대등 합병이지 사실상 흡수합병과 다름없죠.

합병비율이 61대 39인데 어떻게 대등합병이 될 수 있습니까.” 국민은행측에서 솔솔 흘러나오는 ‘흡수합병론’은김상훈 행장의 합병은행장 선임 당위론의 간접적인 표현이다.

능력 여부를 떠나 흡수당하는 은행에서 합병은행장이 나온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김상훈 행장은 한 공식석상에서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자산 규모,인원 등 규모가 큰 은행에서 합병은행장이 나오는 것이 보편적”이라며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주택은행측은 능력론과 시장 우호론으로 맞선다.

김정태 행장의 경영능력은 이미 공히 검증받은 상태. 어떤 여론조사를 막론하고 능력있는 전문 최고경영자(CEO)를 묻는 설문에서는 1,2위를 오간다는 것. ‘김정태 주가’라는 조어를 탄생시키며 1998년8월 취임이후 주택은행의 주가를 700%나 끌어올리는 성과를 과시하기도 했다.

주택은행측은 “뛰어난 상업적인 마인드와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은 통합은행장에 더없이 적합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캐스팅보트는 정부의 손에?

두 행장의 바람과는 달리 통합은행장 선정에는 갖은 변수가 숨어있다.우선 경우에 따라 대주주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현재 국민은행 대주주인 골드만삭스는 9.64%의 지분으로 정부(9.36%)를 제치고 최대주주가 된다.

골드만삭스의 의중을 알 수는 없지만 대주주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김상훈행장과 쌓아온 친분관계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하지만 이 보다는 정치권과 정부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합추위가 은행장추천위원회를구성하는 등의 절차를 밟아 통합은행장을 선정한다지만 이는 그야말로 ‘모양 갖추기’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전남 광주(김정태 행장)과 전북 전주(김상훈행장) 간의 ‘세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통합은행장에 어떤 인물이 앉느냐에 따라 금융구조조정의 성패와 함께 정부의 금융정책이 얼마나 약효를 발휘할 수 있는 지가 가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끝까지 어느 한 쪽으로 추가 기울지않을 경우 ‘제3의 인물’이 어부지리를 차지할 수도 있지만 높은 리스크를 감안하면 가능성은 높지 않다.

통합은행장 경쟁에서 탈락한 나머지 한 명에게는이사회 의장 자리와 함께 모종의 당근을 제시하는 ‘빅딜’설이 점차 무게를 얻어가는 이유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두행장 각계평가는…

▽“김정태 행장은 리더적인 카리스마를, 김상훈 행장은 합리적인 카리스마를 지녔다.”(정부 고위관계자 A씨)

▽ “김상훈행장은 합리적이고 침착한 반면 적극성 창의성이 아쉽다. 김정태 행장은 개척적이고 소신이 확실해 불도저 식으로 밀어붙이지만지나치게 일방적이라는 느낌이 있다”(금융감독원고위 관계자 B씨)

▽ “대형은행장으로서의 품위를 고려한다면 김상훈행장이, 장사꾼적인 기질을 높이 산다면 김정태 행장이 적임자. 두 사람 모두 통합은행장의 최대 숙제인 조직 화합에는남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다.(시중은행 부행장 C씨)

▽ “김정태행장은 돌출된 경영기법 도입, 조직 선진화 등에 앞장서온 점이 높이 살만하고, 김상훈 행장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시중은행 메커니즘에 밝다는 것이 장점(생명보험사 사장 D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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