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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보는 몸] (1)렘브란트 '얀 데이만의 해부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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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보는 몸] (1)렘브란트 '얀 데이만의 해부수업'

입력
2001.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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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의학으로 보는 몸 몸은 의학자나 예술가에게 늘 관심의 대상이자 영감의 원천이다. 미술과 의학의 눈을 통해 몸(body)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전하는 다양한 메시지를 읽어 본다.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의 ‘얀 데이만의 해부수업’ (1665년 작ㆍ암스텔담 역사박물관 소장)은당시 사람들에게충격적인 그림이었다.

이 그림의초점은 데이만의사의 얼굴과살아있는 듯한시체의 몸과피로 붉게물든 해부된뇌이다. 작품에 깔려 있는 어두움은 그림에 무게를 더하는 반면, 해부수업 자체가갖고 있던 ‘의식주의적’ 인 면을 더욱 엄숙히 보여주고 있다.

해부수업과관련된 당시작품이 그러했듯이 그림도의대 교재용으로만들어진 것이다. 당시로선 달리보존할 수없었던 수업광경을기록하는 목적에서시작됐으나 의사가아니었던 렘브란트는이 작품에많은 다른의미를 부여했다.

그가 표현한시체는 그저죽은 몸의기록이 아니라이전부터 내려오는성화나 조각에서표현했던 사람의자세와 색조를응용한 작품이다.

실제로이 그림의시체의 구도는 1500년경 이탈리아작가 안드레아만테냐가 그린 ‘죽은 그리스도’와 흡사하다.

죽은 시체의모습이 만테냐의그리스도를 닮아있으며, 시체를 해부하는 상황임에도 밝게 조명된 몸은 어두움을 깨고 일어날 듯한 느낌을 준다.

또아직 축축해보이는 피로덮인 뇌의모습은 죽음보다는생명을 더많이 느끼게한다. 렘브란트의 작품은 의학적 기록물과 예술 작품의 범주를 오가며 당시 17세기가갖고 있던것보다 훨씬앞선 사고방식을 갖고있었다고 할수 있다.

18세기까지연구를 위한해부용 시체는아무런 가치가없다고 믿었던죽은 죄인들의몸만으로 가능했다. 그런 쓸모없는인체 해부는법적으로 허락됐지만그런 몸을사용한 해부에대한 인식은좋지 못해특수층에 의해서만비밀리에 행해졌다.

하지만 해부가흥미진진한 일로인식되면서 계단식관람석을 이용해쇼를 하듯죽은 사람의몸을 해부한적도 있었다. 렘브란트의작품은 바로이런 점을암시하고 있다해도 과언이아니다.

비록 죄인이었더라도 그의 몸은 죄없는 그리스도의 죽은 몸과 같이 표현되는 영광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죽었는데도산 사람처럼표현함으로써 보는이들에게 희생된몸이 가져다줄 수있는 의학적발견을 암시하고, 죽은 몸에대한 올바른사용을 제시하며의학윤리의 문제까지도건드리고 있다.

●필자: 문인희

미술사가, 영국왕립 미술협회미술 스페셜리스트, 미국 코넬대(심리학,생물학) 미국 워싱턴대의대 (물리치료) 영국 골드스미스대(예술사)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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