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6월19일 미국의 전기 기사 줄리어스 로젠버그와 그의 아내 에설 로젠버그가 뉴욕의 싱싱교도소에서 처형됐다.로젠버그 부부는 1950년 여름 간첩 활동 혐의로 구속됐다. 구체적으로, 1944부터 1945년 사이에 이들 부부가미국의 원자폭탄 제조 기밀을 훔쳐내 소련에 넘겼다는 것이다.
줄리어스는 뉴욕 출신으로 공산당원이었다. 이들 부부는 시종 자신들의 무죄를 주장했고,이 부부의 죄에 대한 물증은 없었다.
그러나 법원은 에설 로젠버그의 동생의 증언에 기초해 이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로마 교황과 아인슈타인, 피카소, 사르트르를 비롯한 전세계의 저명 인사들이 로젠버그부부 구명 운동을 벌였고 프랑스 정부와 영국 의원단도 이들 부부에 대한 사형 선고가 야만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당시 연방 수사국 국장이었던 에드거 후버는 이 사건을 ‘세기의 범죄’로 규정했고, 로젠버그부부에게 사형 판결을 내린 어빙 카우프먼 판사는 “이들이 조국을 배신함으로써 인류의 역사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은 48년 전 오늘 전기의자에서 처형됐다. 이것은 미국에서 평시에 간첩죄로 처형된 첫번째 예였다.
이 사건의 진실은 오래도록 가려져 있었다. 좌파에서는 이 사건을 조작이라고 주장했고,우파에서는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했다.
진실의 일단은 1997년 ‘워싱턴 포스트’에서 드러났다. 이 신문은 그 해 3월16일자에 1943년부터 1946년까지 로젠버그와 50여 차례 접촉한 바 있는 당시 82세의 전직 KGB 요원 알렉산데르 페크리소프의 증언을 실었다.
그 증언에 따르면 줄리어스 로젠버그는 소련에 고급 산업 정보를 제공한 스파이였지만 미국의 원자탄제조 기밀을 넘기지는 않았고, 그의 아내 에설은 스파이 활동에 깊이 관여하지 않았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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